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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해프닝?…K-초전도체 검증에 학계는 회의적 반응


입력 2023.08.07 17:20 수정 2023.08.07 17:20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LK-99 재현 국내외 검증 상당수 실패

컴텀연구소측 "한 달 내 LK-99 설명회 자리 열 것"

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 ⓒ데일리안 DB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상온 초전도체 'LK-99'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모았지만 이를 검증하는 작업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학계의 지적이 커지고 있다.


초전도체 연구진(이하 퀀텀연구소)은 이르면 이달 말 구체적인 성과발표를 통해 진위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입장이다.


7일 과학계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이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상온 초전도체 'LK-99' 관련 논문이 게시된 이후 해외에서 LK-99 재현 실험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검증 성공 사례가 없다.


지난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지 기사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의 등장에 많은 학자와 아마추어들이 재현하려 시도 중이지만 실험적·이론적으로 재현하려는 초기 노력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연구자들은 심히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가장 최근 실패 소식이 전해진 것은 대만이다. 대만국립대의 왕리민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이달 1~5일 LK-99 샘플을 만든 뒤 재현 실험을 진행했으나 초전도성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대만국립대 연구팀이 만든 물질은 약간의 반자성을 띄긴 했으나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현상을 보이진 않았다.


인도, 중국 연구진도 재현 실험을 통해 LK-99를 합성했지만 초전도성을 지녔다는 징후는 관찰하지 못했다. 중국 난징 국립동남대 연구진의 LK-99 재현 실험에선 외부 자기장에 반발하는 '마이스너 효과'가 없었다. 인도 국립물리연구소가 제조한 LK-99는 엑스선 회절 분석 결과 한국 연구진의 LK-99와 원자구조 패턴이 다를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학계에서는 LK-99를 두고 매년 학계에서 제기되는 '연례 행사' 수준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의 응집물질학자 인나 비식은 "매년 한두번 정도 정체불명의 초전도 물체라고 불리는 것들이 아카이브에 나타나곤 한다"며 "역사적으로도 초전도체의 발전이 기초과학에는 많은 이점을 줬지만 실생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상온 초전도체의 실용성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때 LK-99에 대한 이론적 낙관을 내놓았던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도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로렌스버클리 연구소 소속 양자물질학자인 시네아드 그리핀은 LK-99와 관련한 논문을 공개하며 상온 초전도체의 실현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하지만 그리핀은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논문은 초전도성을 증명하거나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프린스턴대 소속 고체화학자 레슬리 스쿱은 "정확한 결정 구조를 알기 전까지는 어떤 DFT 결과도 믿을 수 없다"며 "LK-99가 초전도체에서 종종 발견되는 플랫밴드(flat band) 구조를 지녔다고 확인되더라도 그것이 상온 초전도체란 의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에 LK-99 개발을 주도한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등도 종전보다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LK-99 논문이 심사를 받고 있는 만큼 심사를 마친 뒤에 연구 성과를 비롯한 구체적인 사실을 발표하겠다는 구상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현재 국제학술지 'APL 머티리얼즈'에 논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 심사 시간은 약 2~4주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이르면 이달 말 즈음에는 심사가 끝날 수 있다. 이석배 대표가 한 달 내 진위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것도 이같은 일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LK-99와 관련한 내용을 모아 정리하는 설명회 자리를 내달께 열 계획이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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