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서 '의원모임 명단', 출입기록 제시…언급된 의원들 부인
검찰 "구속된 윤관석 상대로 수수자 특정 위한 교차검증 작업 중"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다수의 현역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피의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이 열린 법정에서 검찰이 수수자로 의심되는 의원 명단을 상당수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7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4일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영장심사에서 약 20명의 현역의원 이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간 윤 의원 등이 '검찰이 수수자 부분을 얘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 성격으로 수사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10개의 돈봉투가 전달된 것으로 보는 2021년 4월28일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 '국회의원 모임'과 관련해서는 참석자·불참자 명단이 정리된 파일과, 이를 실제 출입기록과 대조한 결과도 제시했다고 한다. 다만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참석자 명단과 출입기록이 일치한 인원은 10명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올해 5월 국회사무처 압수수색을 통해 29개 의원실의 국회 출입 기록 자료를 확보하고 지난달 2차 압수수색으로 수수자로 의심되는 의원 명단을 좁혔다. 이밖에 송 전 대표의 일정 관리 담당 비서관 등 주변인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교차 검증했다.
검찰이 국회 압수수색을 통해 동선을 추적한 의원은 상당수가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다고 평가받는 수도권·충청·호남 지역구의 초·재선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사 직후 언론 보도 등에 실명이 거론된 의원들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의 단초가 된 '이정근 녹취록'에도 민주당 서울 서초갑 지역위원장 출신인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윤 의원과 나눈 "인천 둘", "호남은 해야 돼" 등 대화와 복수의 호남 의원 실명이 등장한다. 앞서 구속기소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은 민주당 대전동구 지역위원장을 지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그간 확보한 증거와 진술 등을 통해 영장심사 법정에서 명단을 제시할 만큼 수수자 면면을 구체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조만간 수수자로 지목된 의원들에 대한 전격적인 강제수사나 소환조사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부 의원들의 이름이 외부에 오르락내리락하며 증거인멸과 말 맞추기 우려도 커졌다는 점에서 검찰이 수사에 가속페달을 밟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관측도 있다. 수수자로 지목된 의원 대부분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면서 수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명단 언급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며 "구속된 윤 의원을 상대로 그간 확보한 자료들을 교차 검증해 수수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