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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책임론' 확산…민주당, 혁신위 암초에 '리더십 좌초' 위기


입력 2023.08.08 06:00 수정 2023.08.08 06:0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윤영찬 "혁신 대상된 혁신위 활동 빨리 접어야"

이원욱 "거짓 혁신프레임, 李대표가 답해야"

李, '노인 비하 직접 사과' 가능성 사실상 낮아

측근 "어른들께서 마음을 푸시길 기다리는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은경 혁신위원장. ⓒ뉴시스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이재명 대표의 '인사 책임론'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혁신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은경 혁신위원회를 인선한 당사자가 이 대표이기 때문이다.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되짚으며 '당의 전면 쇄신'이란 포부를 걸고 출범한 '김은경 혁신위'가 되레 이 대표의 리더십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7일 민주당에 따르면 혁신위는 김 위원장이 '노인 비하 논란' '개인 가정사 폭로' 등에 직면함에 따라 활동을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지난 6월 출범한 혁신위의 당초 활동 기간은 9월 초로 예상됐다. 그러나 각종 논란에 2주 앞당겨 활동을 마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 강성당원 잔치판'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전국 순회 간담회까지 예정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에서는 혁신위 활동의 전면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각종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혁신위가 공개행보에 나서는 자체가 이 대표의 리더십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혁신위가 오히려 혁신의 대상'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혁신위가 무슨 혁신안을 내놓은들 깊이 있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하나도 없다. 이런 상태라면 빨리 혁신위를 접어야 한다. 지금 남아 있는 건 그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혁신위 관련 입장표명 필요성도 언급했다. 윤 의원은 "(이 대표가) 혁신위를 만들자고 주장을 했고 그것을 또 실행에 옮기신 분이다. 혁신위의 인선도 이 대표가 다 했다"면서 "혁신위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또 혁신위원장을 둘러싼 '노인 폄하' 발언이라든지 최근에는 본인의 개인사까지 문제가 나왔는데 이 대표가 이야기를 해야 한다. 혁신위의 좌초는 결국은 이 대표의 리더십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위가 헛발을 디딜수록 이를 인선한 이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직렬구조'라는 의미다. 이는 여론조사에 그대로 반영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설문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23%로 2주 전과 같았지만, 70대 이상 연령층의 지지율은 2주 전 17%에서 6%p 하락한 11%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기간이자 이 대표의 여름 휴가 기간 중, 정치권 최대 이슈로 자리잡은 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일주일 간의 여름 휴가에서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잼버리 문제와 관련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혁신위의 노인 비하 논란은 이 대표가 휴가에 복귀한 7일 취재진의 주요 질문거리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좀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분들이 계신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자신의 책임론이나 경질 등에 대한 질문엔 침묵했다.


특히 '대한노인회에 직접 방문해 사과할 계획'이나 '혁신위 동력 상실'에 대한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앞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이 대표 측근이 전날(3일) 내게 전화해 '(이 대표가) 휴가가 끝나는대로 사과하러 오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이날 통화에서 별도의 연락이 또 있었는지 묻자 "그 양반(이 대표)이 지금 제정신이겠나. 휴가 복귀하자마자 논란이 터져나오는데"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 대표가 '직접 사과'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야권 내 중론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박광온 원내대표도 지난주에 노인회를 방문해 사과하셨던 일"이라며 "이 대표가 직접 노인회 방문을 하지 않아도 어른들께서 마음을 좀 푸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김은경 혁신위원회! 이제 이재명 대표님이 답할 시간입니다'라는 제하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제 이 대표가 답하셔야 한다. 거짓 혁신프레임으로 민주당을 과거의 정당으로 되돌리려는 혁신위의 행태에 답을 주셔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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