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재무구조 악화…과도한 경쟁 자제 움직임
MD개편, 영업력 확대 등 시장 정상화 속도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면세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체 관광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수수료 경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업계는 수익성을 우선한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6년5개월 만에 한국으로 향하는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하면서 면세‧뷰티‧여행업계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7년 3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계기로 중단된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재개된다. 사드 배치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사드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은 국내 면세업계의 가장 큰 손으로 통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면서 면세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드 사태로 전면 중단되면서 업계는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다른 나라 관광객 입국이 중단되면서 불가피한 선택이긴 했지만 한 때 송객수수료가 매출액의 40%까지 치솟는 등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 됐다.
작년 하반기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올해부터는 송객수수료 경쟁을 자제하면서 매출은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는 등 정상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서 업계는 매출 회복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객 입국이 시작되면 매출 회복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현지 로드쇼는 물론 중국 여행사와의 상품 공동 개발 등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행 관광 상품 개발과 모객, 국내 여행사와의 조율 등에 최소 두 달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단체 관광객 여행이 본격화되는 것은 추석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수수료 경쟁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일단 과도한 수수료 경쟁으로 주요 면세점들이 뼈아픈 수익성 악화를 경험한 점이 크다.
3년 간 지속된 코로나19 기간 동안 중국 보따리상에 지급한 수수료로 인해 재무상황이 나빠지면서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대기업 계열 면세점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대부분 면세점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면서 “면세점은 상품을 직접 현금을 주고 사서 판매하는 구조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유동성이 필수다. 악화된 재무구조 상황에서는 예전처럼 많은 수수료를 지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관세청도 면세 특허 심사 과정에서 송객수수료 절감 노력 등을 평가하기로 하면서 업계 내에서도 수수료 경쟁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면세업은 정부 심사를 거쳐 사업권을 받기 때문에 사업을 지속하려면 정부 방침에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할인이나 수수료 보다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고 영업력을 확대하는 등 시장 정상화에 공을 들이겠다는 방침이다.
면세업계 다른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후 6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소비 트렌드도 많이 달라졌다”면서 “3년여 코로나19 기간을 이용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MD로 개편하는 등 손님맞이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 등 단체 관광은 주로 영업을 통해 유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 현지 영업을 강화하고 여행상품 개발이 직접 참여하는 등 모객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