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민간소비 회복 재개 예상…가계부채 증가는 제약 요인"

한은 '경제전망 보고서'

서울 중구 한국은행. ⓒ데일리안

앞으로 민간소비가 회복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한 가계대출은 회복 효과를 제약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8일 경제전망 중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향후 민간소비는 양호한 고용 여건, 축적된 초과저축 등으로 소비여력이 뒷받침되고 있어 회복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고 있는데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 회복 모멘텀은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완화된 이후 민간소비는 회복흐름을 이어왔으나, 올해 2분기 들어 전기 대비 0.1% 감소하고 7월에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4~7월에 대면활동과 관련 깊은 재화, 서비스 소비가 전기 대비 큰 폭 감소했다. 의복·신발이나 음식·숙박, 육상 여객 영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보고서는 펜트업 수요 둔화 외에 날씨 같은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봤다. 1분기 기온이 전년보다 높아 봄철 의류 선구매가 증가했고 7월에 평균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면서 대면 활동이 위축댔다는 분석이다.

가계 실질 구매력 증가율 등. ⓒ한국은행

다만 향후 민간소비는 날씨 등 일시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회복 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다. 회복의 정도는 소비여력, 소비성향, 여타 소비 여건 등에 좌우된다는 예측이다.

보고서는 최근의 소비심리 개선은 소비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이 가계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우선 양호한 고용 상황, 물가 상승세 둔화 등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그간 축적된 가계 초과저축이 소비 여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금리로 인해 높아진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부담은 소비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신규 가계대출 금리와 달리, 기존 대출까지 고려한 잔액기준 금리의 경우 아직 고점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가계의 높은 이자비용 부담이 당분간 지속된다는 관측이다.

주택수요가 늘며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소비 회복에 긍정적 기여를 제약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주택가격 상승은 부의 효과 등을 통해 소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최근 금리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주택가격 반등이 주택대출을 동반함에 따라 가계 원리금상환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구매 대기자의 경우 주택 구매자금 저축을 위해 소비를 오히려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는 자영업자 등의 사업소득 증가를 통해 가계 소득여건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향후 민간소비는 양호한 고용 여건, 축적된 초과저축 등으로 소비여력이 뒷받침되고 있어 회복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고 있는데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 회복 모멘텀은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