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NS서 일본 화장품 블랙리스트 공유
프리미엄 위주 K뷰티 반사이익 가능성↑
중국 뷰티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중국에서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국내 뷰티업계에서는 K뷰티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본 화장품 수요가 K뷰티가 아닌 다른 글로벌 브랜드나 자국 브랜드인 ‘C뷰티(중국 현지 브랜드)’로 옮겨갈 수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가 지난 24일 후쿠시마 제1원전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으며, 일본 단체여행 예약 취소 사태도 벌어졌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일본산 제품을 불매하겠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시세이도, 슈에무라, 카오 등 일본 화장품 브랜드의 불매 리스트가 공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화장품을 구매하려는 중국인들의 수요가 국내 뷰티 기업으로 쏠리며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일본 화장품은 2019년 이후부터 중국에서 화장품 수입액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 K뷰티는 2017년 사드 보복과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위상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중국 내 젊은 층을 위주로 애국 소비 ‘궈차오’ 열풍이 불면서 자국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K뷰티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올 2분기 라네즈의 선전에 힘입어 전체 20% 이상의 매출 증가를 달성했다. 애경산업도 중국에서 동영상 기반 플랫폼 채널의 성장과 포트스 코로나 영향에 매출 회복세를 나타냈다.
국내 뷰티업계에서는 중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국내 브랜드들의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눈치다.
중국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라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나 LG생활건강의 후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한국행 여행에 따른 쇼핑과 맞물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 관광을 6년 5개월 만에 허용하면서 국내 화장품, 면세 등 유통업계가 유커(중국인 관광객) 맞이로 분주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단체 관광객이 주로 방문하는 면세점과 명동 및 홍대 등 주요 매장을 새단장하고 중국어 홍보물을 재정비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중국어 안내 책자는 물론 중국어 가능 판매 상담원 배치 및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 화장품 수요가 K뷰티로 이동할지 지금 시점에선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로레알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이나 중국 현지 브랜드로 수요가 흡수될 수도 있어서다.
국내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뷰티 시장 판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