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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구이위안, 디폴트 '초읽기'…무디스, 3주 만에 또 신용등급 강등


입력 2023.09.01 15:53 수정 2023.09.01 15:53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Caa1'서 'Ca'로 3단계 하향 조정

지난달 18일 중국 톈진의 비구이위안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걸어나오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국제 3대 신용평가사인 미국 무디스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Country Garden)의 신용등급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무디스는 31일(현지시간)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로 3단계 하향 조정했다. Caa1에서 ‘Caa2’, ‘Caa3’을 건너뛰고 곧바로 Ca로 내린 것이다. 신용등급 'Ca'는 디폴트를 뜻하는 최하위 C 등급 바로 위다. 투기적인 성격이 강하고 디폴트 수준 또는 디폴트에 매우 가까운 상태지만 일정 부분의 원리금 회수 가능성이 있는 수준을 뜻한다. 무디스는 비구이위안의 디폴트가 임박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디스는 이미 지난달 초 비구이위안이 달러채권 이자상환에 실패하자 신용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강등했고 한 달도 채 안 돼 추가 하향한 것이다. 케이븐 창 무디스 수석 부사장은 “부정적 전망과 함께 신용등급을 내린 것은 앞으로 12~18개월간 실적 악화와 상당한 부채를 감안할 때 다가오는 역외 만기채권 상환을 위한 내부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타이트한 유동성과 높아진 디폴트 위험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무디스의 추가 강등이 비구이위안의 올해 상반기 기록적인 순손실을 발표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30일 올해 상반기 순손실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489억 위안(약 8조 8650억원)으로 공시하며 디폴트 위기 우려를 키웠다.


비구이위안의 총부채는 1조 3642억 위안 규모이고, 당장 상환해야 할 원금과 이자는 157억 200만 위안에 이른다. 2일 만기가 돌아오는 39억 위안에 대해선 상환기간 40일 연장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달 7일이 만기였던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의 유예기간 30일 시한이 곧 다가오고, 내년 초까지 만기도래 채권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매출 규모 1위로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량한 곳으로 평가된 비구이위안이 디폴트를 맞으면 중국 부동산 부문 전반에 막대한 타격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비구이위안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수는 또 다른 부동산 공룡인 헝다(恒大·Evergrande)그룹이 2019년 디폴트 위기를 맞았을 때의 약 4배에 이른다. 중국 부동산은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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