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참패 이후 미국에서 유학중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통합민주당 대표 이후 휴식기를 갖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자료사진)
“아직도 우리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 더 분발해서 열심히 해야 겠다.”
지난 22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시작에 앞서 던진 말이다. 현재 민주당이 당면한 최고의 고민은 오르지 않는 지지율이다. 한나라당이 촛불정국에서 민심을 잃으면서까지 지지율 하락의 고통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정치권은 민주당 지지율 정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차기 대선주자의 부재를 꼽고 있다. 한나라당에는 박근혜 전 대표, 정몽준 최고위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이름만 들어도 굵직한 대선주자들이 차기대선을 위한 발판다지기에 여념이 없는 반면 민주당에서는 마땅히 내세울 만한 대선주자가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대선 과정에서 범민주세력의 대표주자로 치열한 예선전을 펼쳤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근황이 새로운 관심사다. 이들은 이른바, 야권의 암묵적인 차기 대선주자지만 각각 대선참패의 책임을 지고 여의도 정치권을 떠난 상태.
지난해 10월 대선후보로 정 전 장관이 확정되면서 손 전 지사는 그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손 전 지사는 통합민주당 당 대표를 하며 ‘정세균 체제’가 확립되기 전까지 당을 이끌어 왔었다.
정동영 ´학업에 열중´ - 손학규 ´휴식중´
정 전 장관이 대선 참패 이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듀크대에서 초청교수 자격으로 학업에 열중하고 반면 손 전 지사는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휴식기를 갖고 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유학중인 정 전 장관은 최근 ‘조기복귀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 4월 재보선에서 전주 덕진구 출마설이 나돌고 있기 때문. 이 지역구에서 당선된 민주당 김세웅 의원은 선거법 위반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정 전 장관 최측근은 ‘조기복귀설’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출마가능성 자체만은 열어뒀다. 그는 “전주 지역 주민들이 ‘정동영 장관의 공백이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나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출마준비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 측근은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미국에서 보내고 계신 것으로 안다”면서 “최근 듀크대에서 연구실과 도서관을 오가며 공부의 재미에 빠져 계시다. 책 집필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손 전 지사는 현재 공식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핵심측근은 전했다. 그는 서울 종로집과 지방의 지인들의 집을 오가며 ‘휴식중’이며 향후 정계복귀도 계획미정이다. 측근은 “복귀에 대한 지사님의 특별한 말씀은 없었지만 올해 안에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당분간 쭉 ‘휴식모드’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그의 싱크탱크격인 동아시아미래재단도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한 두 번 들렀을 뿐이다.
이 측근은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경기도 수원 장안 출마설과 관련, “주위에서 그렇게 추측할 뿐, 어떤 계획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지역은 손 전 지사의 비서실장 출신인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 지역구로 박 의원은 현재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