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상, 관방장관 등 주요 각료는 유임시켜 정권 안정 꾀해
외무상, 저출산담당상 등 여성각료 5명 발탁해 이미지 쇄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 대규모 개각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개각 인사는 자민당 내 주요 계파가 두루 안배돼 내년 당총재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기시다 총리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개각을 통해 각료 19명 중 13명을 교체하고, 여성 각료는 2명에서 5명으로 늘렸다. 여성 각료 수는 역대 최다였던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과 2014년 아베 신조 내각 때와 같은 수준으로 포진하게 됐다.
이번 개각에서 외무상에 가미카와 요코 전 법무상, 지방창생담당상에 지미 하나코 참의원 의원, 아동정책·저출산담당상에 가토 아유코 중의원 의원, 부흥상에 쓰치야 시나코 중의원 의원이 임명돼 여성 4명이 발탁됐다. 쓰치야 부흥상, 가토 저출산담당상, 지미 지방창생담당상은 40대로 새 각료 중 나이가 가장 젊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유임됐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2002년 고이즈미 내각 당시 가와구치 요리코 외무상 이후 21년만에 나온 여성 외무상이다. 시즈오카현 출신으로 도쿄대 국제관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정치행정학 석사를 받았다. 2000년 중의원 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고, 2014년과 2017년 법무상을 지냈다.
그는 한일관계를 중시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2007년 시즈오카시에서 열린 조선통신사 400주년 심포지엄에 참석해 “(한·일 간) 대화를 계속해 나갈 수 있다면 과거의 잘못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위상 기하라 미노루 중의원 의원, 환경상 이토 신타로 중의원 의원, 총무상 스즈키 준지 전 경제산업상, 법무상 고이즈미 류지 중의원 의원, 문부과학상 모리야마 마사히토 중의원 의원, 후생노동상 다케미 게이조 참의원 의원, 농림수산상 미야시타 이치로 중의원 의원, 경제재생상 신도 요시타카 전 총무상, 국가공안위원장에는 마쓰무라 요시후미 참의원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과 고노 다로 디지털상,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사이토 데쓰오 국토교통상은 유임됐다. 새 각료 중 가미카와 외무상과 신도 경제재생담당상을 제외하고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 다케미 게이조 후생노동상 등 11명은 첫 입각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자민당 내 파벌 간 균형을 맞췄다. 아베파와 아소파가 각각 4명으로 가장 많고 자민당 간사장 모테기 도시미쓰파는 3명이다. 기시다파와 비주류로 분류되는 니카이파는 각각 2명이다. 무파벌은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등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