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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친강 전 외교부장, 주미대사 시절 혼외자식 낳아"


입력 2023.09.19 21:45 수정 2023.09.20 00:18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셋째 날인 지난 3월 7일 친강 당시 외교부장이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AP/뉴시스

지난 7월 갑작스레 면직 처분을 받은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의 공식 낙마 사유가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 시절 혼외자식을 낳았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던 친 전 부장의 전격 해임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의문이 조금씩 풀리는 듯한 모양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 고위급 관료들과 지방정부 수장들은 지난달 친 전 부장이 주미 중국대사 시절 혼외관계로 인해 해임됐다는 내용을 담은 당의 조사 결과를 전달받았다. 그의 비위를 조사한 보고서가 내부에서 공유된 것은 친 전 부장의 공직 복귀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의미이다.


조사 보고서가 밝힌 그의 실각 사유가 성적 일탈을 뜻하는 ‘생활방식 문제’였다고 WSJ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친 전 부장은 2021년 7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주미대사를 지내는 동안 임기 내내 한 여성과 혼외관계를 지속하며 이곳에서 아이까지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그가 관계를 맺은 여성과 그 사이에서 낳은 아이의 이름은 보고 때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성적 일탈’은 중국에서 고위급 인사들을 퇴출시킬 때 내세우는 명분인 만큼 친 전 부장이 낙마한 실질적인 이유가 아닐 수 있다. 중국에서 성적인 비위는 당 지도부에 충성하지 않다가 퇴출당한 인사의 명예를 더럽히는 수법으로 자주 이용된다고 WSJ은 설명했다.


그에 대한 조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여성과의 관계가 중국의 국가안보를 해쳤는지 등에 초점을 맞춰 추가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 전 부장도 협조적 자세로 조사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30일 당시 주미대사 친강을 외교부장에 발탁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6월25일부터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고, 7월 25일 전격 해임됐다. 친 전 부장이 불과 7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면직된 것을 두고 건강이상설, 조사설, 불륜설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불륜설이 가장 주목받았다. 홍콩 펑황 TV 푸샤오톈 기자가 자신의 웨이보에 지난해 3월 친강 당시 주미 대사 인터뷰 사진과 올해 3월 그와의 혼외자로 추정되는 그녀의 아들 사진을 올린 것이 근거가 됐다. 그의 후임으론 친 전 부장의 상급자이자 전직 외교부장이던 왕이 당중앙 정치국 위원이 임명됐다.


미·중 갈등 격화하며 외교·안보를 책임지는 중국 고위급의 낙마가 잇따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지도부가 안보 위협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외국과 접점이 많은 고위 관료나 기밀을 다루는 군 간부들이 내부조사 표적이 되며 퇴출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월 리위차오 전 로켓군사령관이 전격 교체됐고, 리상푸 국방부장도 지난달 29일 이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낙마 의혹이 커지고 있다. WSJ는 “중국에서 해외 관료나 기업들과의 만남이 비교적 자유로웠던 경제 관료들조차 대부분의 사안을 당국에 보고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행동한다”고 전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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