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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헝다그룹 쉬자인 회장, 공안당국 연행…주거감시 당해"


입력 2023.09.27 18:22 수정 2023.09.27 18:22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 EPA/연합뉴스

중국 당국의 칼끝이 ‘부동산 위기의 진앙’인 헝다그룹(恒大·Evergrande)의 쉬자인(許家印·64)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소식통들은 26일(현지시간) "헝다그룹의 쉬 회장이 이달 초 공안 당국에 연행돼 지정된 장소에서 감시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가 왜 '주거지 감시'를 받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그에 대한 '주거감시' 조치는 헝다그룹과 핵심 계열사의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중국 당국의 구금조사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는 "쉬 회장은 현재 공안 당국의 '주거감시'를 받고 있다"며 "이는 그가 (공안에) 체포되거나 범죄 혐의로 기소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거감시' 조치는 다만 쉬 회장이 중국 형사소송법에 따라 당국의 별도 승인 없이 지정 장소를 떠나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연락할 수 없고, 여권과 신분증도 공안에 제출해야 해서 사실상 구금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헝다그룹 관련 주요 인사들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사법당국이 개입하는 새로운 국면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한 바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25일 중국 당국이 헝다그룹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샤하이쥔과 판다룽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불법 금융 위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두 사람은 헝다그룹의 부동산 관리 자회사 헝다물업에서 모회사로 부적절한 자금이동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 사임했다. 이보다 앞서 선전시 공안당국은 헝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헝다금융재부관리 관계자를 구금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고, 다른 계열사 헝다부동산은 정보공시 위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아시아 부호 순위 2위까지 올랐던 쉬 회장은 당국의 규제에 부(富)와 명예를 한꺼번에 잃었다. 헝다그룹의 주가폭락에 아시아 부호 자리를 내준 것은 물론 2008년부터 몸담았던 중국 정책 자문기구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도 퇴출됐다.


이에 따라 그의 재산은 2017년 420억 달러(약 56조원)에서 현재 18억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헝다 총부채는 2조 3900억 위안(약 441조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헝다그룹의 몰락이 쉬 회장의 '부실경영'과 '무모한 사업확장' 탓이라고 공개 비판했고, 중국 당국은 그에게 부채상환을 위한 보유 자산 매각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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