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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상 처음 하원의장 탄핵했다… 공화당 8명 반란표 던져


입력 2023.10.04 17:18 수정 2023.10.04 17:26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지난달 30일 임시 예산안 처리 … 강경 세력 반발

케빈 매카시(가운데) 미 하원의장이 3일 (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고개를 떨군 채 의사당을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하원의장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다. 하원 의장에 대한 해임안은 1910년, 2015년에 이어 세 번째로 제출됐는데, 가결된 경우는 미 의회 역사 234년 만에 처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안은 3일(현지시간)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가결됐다. 이로써 지난 1월 3일 임기를 시작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은 취임 10개월 만에 의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중 민주당 의원의 찬성표는 208표, 공화당 의원의 찬성표는 8표였다. 민주당의 찬성표 만으로는 과반이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화당 쪽에서 나온 8표가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8표를 던진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은 '매카시 탄핵안'을 직접 발의 하는 등 이번 탄핵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그의 임기 내내 조 바이든 행정부에 온건한 태도를 취한 매카시 의장을 줄곧 탐탁지 않아했다.


지난 6월 그가 백악관이 연방정부 부채한도 확대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했을 때도, 지난달 예산안을 두고 매카시 의장이 백악관과 기싸움을 펼칠 때도 공화당 강경파는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를 의식한 그는 당내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지시 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지만, 이미 돌아선 강경파의 마음을 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일촉즉발이었던 상황에서 탄핵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지난달 30일 처리된 45일 짜리 임시 예산안이다. 예산안 처리를 두고 우크라이나 지원금과 재난 지원금, 국경 안보 예산 등의 쟁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예산안을 가결하지 못하면 연방 정부의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양측은 양보하지 않았다.


결국 정부 셧다운(업무 중단) 3시간전 매카시 의장은 자신이 만든 임시지출법안을 상정해 투표로 통과시키며 업무 마비 상태는 저지시켰다. 이를 두고 공화당 강경파는 "매카시 의장이 공화당을 배신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그에 대한 해임안을 발의해 투표에 부쳤다.


공화당 소수 강경파 주도의 탄핵안 발의와 매카시 의장을 잠정적 대선 주자로 견제하고 있던 민주당이 적극 동조하며 역사상 첫 하원의장 탄핵 건이 가결된 것이다.


매카시 의장은 탄핵 가결에 대해 "다시는 의장직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당내 갈등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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