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 명단이 발표 몇시간 전에 유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이메일을 통해 수상자 3인의 이름이 실린 보도자료를 보내면서부터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스웨덴TV 등에 따르면 공식 발표시간 보다 약 3시간 빠른 7시31분 경 왕립과학원 측은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뉘헤테르와 스웨덴TV, 라디오 등에 수상자 3인의 명단이 적힌 보도자료를 발송했다.
해당 자료에는 실제 수상자인 문지 바웬디 미 매사추세츠공대(MIT)교수, 루이스 브루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 알렉세이 예키모프 미 나노크리스털 테크놀러지 전 수석 과학자의 이름이 그대로 실려있었다.
배부 직후 과학원 측 대변인 에바 네벨리우스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전까지는 이에 대해 논평할 수 없다”며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메일 발송으로부터 두 시간 뒤 요한 외크비스트 노벨화학위원장은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실수”라면서도 “회의는 오전 9시30분에 시작됐고 수상자는 아직 선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결과적으로 유출된 명단과 수상자 명단은 같았다.
노벨 위원회는 공식 발표 전까지 수상자 명단을 최고 기밀로 유지한다. 각 상의 후보 목록도 50년 동안 비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상자 중 한 명인 바웬디 교수는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노벨 위원회로부터 전화를 받기 전에는 그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나는 스웨덴 아카데미의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깼다. (논란이 일었을 때)나는 자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처럼 수상자 명단이 몇 시간 전 유출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지만, 그동안 전혀 없던 일도 아니다.
2010년 스웨덴의 한 일간지가 ‘믿을만한 소식통’을 인용해 로버트 에드워즈 박사가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고 사전 보도했고, 2018년에는 스웨덴 한림원의 종신위원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이 수상자 명단을 사전 유출해 노벨상의 명예를 실추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