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동산 투기세력과 민간 사업자들 원하는 것 단 한 개도 들어준 바 없어"
"저에 대한 수사 검사 수십명 투입하고 수백번 압수수색…앞으로도 또 할 것"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과 신체접촉 요청하기도…"법정 안에서라도 안아보고 싶어"
이재명 건강 상태 두고선 검찰-변호인 의견 충돌…1시간 20분 만에 재판 종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서 "상식적인 입장에서 말이 되는 소리냐"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 대표는 특히 "내가 살아있는 한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며 "모멸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배임·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제가 혐오해 마지않는 부동산 투기 세력인 민간 사업자들이 원하는 바를 단 한 개도 들어준 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녹취록을 보면 제가 그들을 얼마나 혐오하는지 자기들끼리 스스로 이야기를 한다"며 "검찰이 그런 기록을 다 가지고 있는데 제가 무슨 유착을 했다는 건지 피고인 입장을 떠나서 모멸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또 위례신도시 의혹에 대해서는 "그들과 유착됐으면 조용히 수의계약을 하면 되지 이렇게 공개 입찰을 거치기까지 하겠냐"며 "역시 녹취록에도 다 나오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에 대한 수사는 검사를 수십명 투입해 수백번 압수 수색을 하는 등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또 할 것이며 제가 살아 있는 한 계속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24일간 단식한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두고 변호인과 검찰이 충돌하기도 했다.
이 대표 변호인은 "근육이 많이 소실돼 앉아 있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며 이날 재판을 짧게 끝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얼마 전 영장 심사에서 8∼9시간 앉아 있었기에 큰 후유증을 겪고 있고 회복도 더디기 때문에 차회 기일에서 공방이 이뤄지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장시간 모두절차가 진행된다면 악순환에 빠져서 향후 재판 진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두렵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재판을 떠나서 피고인의 빠른 쾌유를 바라지만 이미 기일이 한 번 연기된 상황"이라며 "영장 심사 때도 의료진이 대기해 심문이 이뤄졌고 오늘은 그로부터 상당한 시일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이 이 대표는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면서 회복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하는 것을 봐서는 재판을 진행할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재판 말미에 보석 조건으로 접촉이 금지된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과 접촉을 허가해달라고 판사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보석 조건 때문에 정진상과 전혀 접촉을 못 하는데 이 법정 안에서라도 휴정하거나 재판이 종료되면 대화는 하지 않을테니 신체 접촉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 안아보고 싶다"고 했고 판사가 허가하자 정 전 실장을 끌어안았다.
결국 이날 공판은 검찰 측의 일부 공소사실과 관련한 모두진술과 이 대표의 반박을 듣고 예정보다 빠른 1시간20여분 만에 종료됐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이달 17, 20일로 잡았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때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한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측근들을 통해 직무상 비밀을 업자들에게 흘려 7886억원을 챙기게 한 혐의 등으로 올해 3월22일 불구속기소됐다.
두산건설·NH농협은행·네이버 등 6곳에서 성남FC후원금 명목으로 133억원을 받고 그 일부를 기부금으로 은닉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