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략모델 EV5, 국내 출시땐 NCM 배터리 탑재
EV3, EV4 등 저가라인업도 국내산 사용 가능성 높아
中 시장에서만 中배터리 쓴다? 국내산 늘리는 기아
기아가 중국 전략 모델로 내놓은 중형 전기 SUV 'EV5'를 내후년 국내 출시하는 가운데 중국산 배터리 대신 국내산 NCM(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국내산 배터리 사용에 대한 소비자 요구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EV5 뿐 아니라 내년 출시되는 EV3, EV4 역시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사용을 최대한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LFP 배터리 탑재가 필수적으로 꼽히는 만큼 국내산 LFP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12일 송호성 기아 사장은 경기도 여주시에서 열린 '2023 기아 EV데이'에서 "EV5의 배터리는 한국에서 개발하는 NCM 배터리를 생각하고 있다"며 "LFP 배터리는 중국생산 차에만 적용되고 한국에서 생산하는 모델은 NCM을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EV5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EV5는 올 상반기 중국시장에서 먼저 출시된 중국 시장 전략 모델로, 업계에서는 국내 출시모델에도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중국산 LFP 배터리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산재한 만큼 기아 역시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EV5 뿐 아니라 내년에 출시하는 EV3, EV4 등 중저가 전기 라인업에 대해서도 중국산 배터리를 최대한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모델인 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LFP 배터리 탑재가 필수적이지만, LFP 배터리를 탑재하더라도 중국산보다는 국내산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송 사장은 "배터리가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저가 전기차는) 단순히 NCM 뿐 아니라 LFP도 함께 검토 중이며, 중국산 뿐 아니라 국내산까지 함께 검토 중이다"라며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검토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중국 시장을 제외한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산 배터리보다 국산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암시로도 읽힌다. 현지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 특성과 글로벌 시장의 특성이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송 사장은 "EV5는 중국서 생산하는 첫번째 전용 전기차이며 중국의 전기차 전환 속도 대비 우리의 대응이 늦어 가장 현지화되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모델로 개발해야했던 상황"이라며 "다만 글로벌 모델의 관점으로 보면 전체 포트폴리오상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최근 LFP배터리와 NCM 배터리를 소비자에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사례가 늘면서 향후 중국산 LFP배터리 선택지를 추가로 내놓을 여지도 남아있다. 국내산 대비 중국산 배터리 선택시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