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하마스 기습 장소 미리 대기하고 취재"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당시 일부 외신 기자들이 기습 사실을 미리 통보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친이스라엘 성향의 언론감시단체 어니스트리포팅은 지난 8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언론사 소속 기자들이 하마스 측과 사전 조율한 뒤 현장에 미리 나가 민간인 학살을 취재했다고 주장했다.
어니스트리포팅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평소라면 조용히 넘어갔을 지난달 7일 아침 6시30분에 여러 명의 외신기자들이 하마스의 기습공격 장소에 미리 가 진을 치고 있었다”며 “7곳에서 동시에 일어난 기습공격을 비교적 자세히 기록했고, 근접 사진도 여러 건 찍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하마스의 사전 승인 없이 이런 행위는 불가능하다”며 “하마스 대원이 프레스 복장을 입지 않고 사진기도 들지 않은 기자와 민간인을 어떻게 구분했겠는가. (사전 동의 없이 취재에 나갈)그 정도의 용기있는 기자도 드물 것”이라 덧붙였다.
이날 하마스의 습격을 취재한 기자 중엔 민간인과 구분이 힘든 현지 출신 기자가 대거 포함돼 있었고, 무기를 든 하마스 대원과 매우 근접한 상태에서 찍은 사진들도 상당수 나왔다. 기자단과 하마스의 유착관계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하마스의 의도적인 취재 묵인과 방조는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단체는 “이것이 하마스로부터 종군 취재를 허용 받은 것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들이 하마스의 기습 현장을 여과없이 전 세계에 퍼트렸다는 사실은 명백하다”며 “이것은 하마스의 의도대로 테러행위를 전 세계에 자세히 알려준 꼴이다. 언론 보도의 윤리성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에 대해 “하마스 취재에 가담한 언론인들은 반 인도적 범죄의 공범이다”며 “이 기자들을 고용한 언론사에 긴급 서한을 보내 해명을 요구했다. 아이들이 학살 당하는 것을 알고도 이를 방관한 언론인은 테러리스트와 다르지 않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지목된 언론사들은 모두 강력히 부인했다. AP는 “사전정보는 전혀 없었다. 지목된 기자는 자사와 계약된 프리랜서 기자이며 우리는 하마스 기습공격 발발 이후 1시간이나 지난 뒤에 사건을 보도했다”고 해명했다.
로이터는 “하마스와 내통 했다는 의혹을 단호히 부인한다”고 밝혔고, NYT는 “자체 조사결과 지목된 기자는 사전정보 없이 다른 기자들이 하는 일을 그대로 했다”고 반박했다. CNN은 “단체가 문제 삼은 기자는 공격 당일 자사 소속이 아니었다”고 거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