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국가산업단지 제조업체 40대 근로자 극단 선택…유족 "직장 내 괴롭힘" 동료 고소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제조업체 근로자, 10월 28일 여수시 2청사 인근 공원서 숨진 채 발견

유족, 고소장서 "고인, 1년 전부터 직장 동료들에게 따돌림 당했다"

고인, 평소 힘들다고 수차례 토로…지난달 병원서 고혈압 및 급성스트레스 진단

업체 "고인, 정식으로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신고한 건 아냐…객관적 조사 진행 중"

경찰청 ⓒ데일리안DB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40대 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가족은 고인의 직장 동료를 모욕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지난 16일 경찰에 따르면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제조업체 근로자 A씨가 10월28일 여수시 2청사 인근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A씨의 극단적 선택이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 있다고 보고 직장동료 B씨를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유족이 제출한 고소장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2015년 12월부터 제조업체인 C사에 파견돼 근무하던 A씨가 1년 전부터 직장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직장동료들 사이에서 근무평가와 자격증 보유 등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 대상에 먼저 포함된 것을 두고 시기와 질투를 했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유족 측은 녹취록과 동료 진술 등의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아내와 두 자녀를 둔 A씨는 평소 힘들다고 수차례 토로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병원에서 고혈압과 급성스트레스 진단을 받고 약도 처방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회사 조치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A씨의 상황을 인지했지만 몇 차례 상담만 이뤄지고 가해자들과 분리 조치 등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해 "A씨가 정식으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신고한 건 아니었다"며 "회사 측 입장에서도 A씨가 사망한 뒤에야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들이 면담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해 외부 노무사를 선임했다"며 "직원들을 상대로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유족 측은 여수노동청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도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