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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판매 홍콩H지수 ELS서 내년 상반기만 3조 손실 우려


입력 2023.11.26 08:13 수정 2023.11.26 08:2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투자 손실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에서 판매된 항셍중국기업지수(이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내년 상반기에만 3조원대의 손실이 불거질 것으로 우려된다.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40%대의 원금 손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5대 은행에서 내년 상반기에 만기를 맞는 상품 규모만 8조원이 넘는다는 추산이다.


26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사모·공모를 통한 펀드(ELF)와 신탁(ELT) 형태로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 중 내년 상반기에 만기를 맞는 규모는 약 8조4100억원이다. 내년 하반기 만기 도래 규모도 3조9219억원에 이른다.


관련 상품들에서는 수 조원대에 달하는 손실이 현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우량 중국 국영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2021년 초까지만 해도 1만~1만2000포인트에 달했지만, 지금은 6000포인트까지 추락한 상태여서다.


녹인형 ELS 상품의 경우 상반기 만기 도래분 대부분에서 녹인이 발생한 상황이다. 통상 녹인 기준선은 최초 기준가격의 50% 정도, 최종 상환 기준선은 70% 정도로 설정된다.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기간 중 녹인 기준선인 50% 아래로 떨어졌다면, 만기 시점에서 기초자산 가격이 최종 상환 기준선인 70%를 넘어야 약정된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가입 기간 중 기초자산이 50% 아래로 하락하지 않아 녹인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만기 시점에서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 기준선 50%만 넘으면 원금과 이자를 받는다.


다만 녹인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만기 시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환조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면 기초자산 가격의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즉 녹인형 ELS 상품은 기초자산인 지수가 가입 당시 대비 녹인 기준선(통상 50%) 아래로 밀린 적이 있고, 만기 시점에서 최종 상환 기준선(통상 70%) 수준까지는 회복돼야 원금손실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6000선에서 등락하고 있는 홍콩H지수가 반등하지 않는 한 원금손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노녹인 상품도 손실 가능성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노녹인 상품은 녹인 기준선 없이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최종 상환 기준선 이상이면 약정된 원금과 이자를 주는데, 최종 상환 기준선은 통상 65% 정도다. 이 역시 현재의 홍콩H지수 기준으로는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셈이다.


은행권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요 은행들은 지난 6~8월 대응팀을 구성하고 대고객 안내를 강화하는 가운데, 대안 상품 연결 등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부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를 최근 수년간 팔아온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사실상 전수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쟁점은 결국 불완전판매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예금 상품처럼 판매가 이뤄졌다면 원금 손실 위험을 제대로 고지 받지 못했다는 취지의 민원과 분쟁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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