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개딸당 전락 민주당 살려내는 분당
‘엄중’ 털어낼지 의문…그러나 살길은 그것뿐
지긋지긋한 가짜 뉴스와 선동 정치 추방 계기
호남 자민련 머물더라도 ‘반이재명 당’ 의미 커
‘엄중 낙연’이 한다는 일이라 반으로 깎아 듣긴 해야 하지만,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그가 창당하면 신당이 아니고 분당이다. 민주당이 둘로 쪼개지는 것이다. 보수우파는 물론 비판적 진보좌파 국민도 민주당이 지난 몇 년 사이에 변해 가고 있는 기괴한 모습에 매우 착잡해 있었다.
그 복잡하고 답답한 마음들에 단비가 내리는 갈라짐이요 새 당의 출현이다. 이낙연은 그의 소심한 스케일답게 그 마음들을 ‘제3의 선택지를 바라는’ 것으로 좁게 보았다.
이낙연의 문제점 인식과 해법 제시는 부분적으로 옳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거칠게 분류할 때 우리 국민들은 ‘묻지마 보수우파’ 30, ‘묻지마 진보좌파’ 30, ‘모두 싫어’ 또는 ‘관심 없어’ 30, ‘잘 몰라’ 10 정도로 어림잡을 수 있다.
이낙연은 이 30% 유권자들에게 투표장에 나와 찍어 주고 싶은 당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그의 당이 바람을 타면 모르지만, 또 ‘엄중’ 행보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보여 주지 못하면 이들을 유의미하게 잡진 못할 것이다.
제3의 선택지 제공에 그치는 건 실패 가능성을 미리 껴안는 선택이다. 왜? 중도/무당층은 ‘경(傾, 기울어진) 민주당’뿐 아니라 ‘경 국힘’ 표도 있는데, 이들은 투표일이 되면 어느 한쪽으로 표 향방을 정한다. 따라서 이낙연 당은 이 유권자층 반타작을 목표로 하는 셈이 되어 버린다.
그러면 어떻게 방향을 정해야 30% 모두, 또는 그 이상을 끌어올 수 있는가? 친 민주당과 중도우파들의 마음까지 흔들어야 가능하다.
반이재명, 반윤석열 기치만 내걸어서는 그들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알맹이 없는 뻔한 슬로건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쟁을 지겨워한다. 운동권도 싫고 검사도 싫다.
그러므로 이낙연은 젊고 합리적이고 열심히 일하며 먹고 사는 사람들을 후보로 내세우고 그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으로 총선에 임해야 한다.
이에 맞는 슬로건은 5686(50~60대 나이 60년대생, 80년대 학번) 운동권 정치 청산과 국회의원 특권 폐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정치 냉소, 무관심 계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여야 아무도 이런 말을 입 밖에 꺼내지 않고 있다.
그다음엔 가짜 뉴스와 선동 정치 추방 약속이다. 이 둘은 민주당의 트레이드 마크다. 두 가지 정치 방식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집단이 민주당이었다. 이것들을 이 당 출신 사람들이 분가하면서 절대 안 하겠다고 약속하게 되면 가히 한국 정치의 혁명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낙연은 이재명 사당, 개딸당, 나치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을 망하게 하고 정통 민주당을 부활시키겠다고 다짐해야 한다. 그가 과연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을까? 의문이 남긴 하나 그가 살길은 그것뿐이다.
그렇게 되면 중도 유권자들은 지긋지긋한 가짜 뉴스, 선동 정쟁 없는(최소한 줄어드는) 정치판 개혁을 위해 이낙연에게 표를 주게 될 것이다. 그럼 이낙연 신당은 성공이다.
장차 양향자 당과 연대 또는 합당한 이낙연 당이 광주를 비롯한 호남에서 이재명 당을 압도하리라는 건 일기예보 보고 오늘 날씨를 점치는 것과 같은 예측이다. 호남 사람들은 민주당이 예쁘기보다는 국민의힘이 미워서 민주당을 찍어 주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너무 신중하고 몸을 사리는 이낙연이 어디까지 ‘사고’를 칠지는 미지수다. 호남 자민련 당수로 정착할 공산이 현실적으로는 크다.
그렇더라도 분당의 의미가 절대 작지는 않다. 적어도 민주주의와 도덕 수준에서 지금보다는 나은 정통 민주당의 명맥, 법통을 잇는 당을 살아남아 있게 하는 역사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 보수 집권 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 주면서, 몰골이 흉악해진 이재명 민주당의 과반 의석 재집권을 저지시켜 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 셀 수 없는 범죄 혐의자가 다수당 대표가 돼 이 난리가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이만한 정치 기여도 없다. 그렇지 않은가?
총선 구도가 대한민국을 살리는 쪽으로 빠르게 잡히고 있다. 이낙연 신당, 꼭 성공하거라.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