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미가 없잖아" 프랑스 미인대회 '숏컷' 논란

프랑스 미인대회 '미스 프랑스' 우승자의 짧은 머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SNS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열린 미스 프랑스 결선에서 이브 질(20·여)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이브 질은 어두운 색의 짧은 머리스타일을 했다.

질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프랑스 최고 미인으로 뽑혔지만, 온라인에선 질의 외모를 두고 의외의 반응이 쏟아졌다.

일부 '전통주의자'들은 질의 우승이 대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을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당니 다양성이라는 진보적 정체성을 강요하는 '워크'(woke)를 염두에 두고 질을 뽑았다는 주장이다. 워크는 '깨어있음' '각성' 정도로 번역되는 신조어로, 보수 진영에서 '정치적 올바름' 이슈에 과잉반응하는 이들을 비꼬는 의미로 쓰인다.

103년 대회 역사상 짧은 머리의 중성적인 매력을 드러낸 여성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길고 찰랑거리는 머리, 풍만한 신체 곡선, 큰 키를 가진 여성들이 주로 우승을 했다.

한 엑스(X·옛 트위터)의 이용자는 "그녀는 미스 프랑스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의 머리 스타일에는 관심이 없지만, 중성적인 몸은 확실히 '워크'로 작용하는 게 분명하다"고 썼다.

방송인 장마르크 모란디니는 "(질이) 몸매가 빈약하고 마른 체형과 짧은 머리로 인해 폭력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질은 결승 전 자신을 둘러싼 외모 논란에 "나는 더 이상 어린 소녀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며 "하지만 나는 말괄량이는 아니다. 여자라고 느낀다"고 했다.

이어 "누구도 당신에게 당신이 누구라고 지시할 수 없다. 우리는 긴 머리를 가진 아름다운 여성들에 익숙하지만, 나는 짧은 머리에 중성적, 좀 더 남성적인 외형을 선택했다. 나는 우리가 매일 참아야 하는 신체적 수치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우리 모두 불완전함을 갖고 있다"고 받아쳤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 우승이 다양성의 승리라며 높이 평가했다.

미인대회는 지난 1970년대 중반 이후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강요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주최 측은 이러한 의견을 의식해 작년부터 24세 이상의 미혼이며 출산 경험이 없어야 한다는 지원자 규정을 폐지했다. 트랜스젠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미인대회도 열었다.

한편 프랑스 전역에서 700만 명이 시청한 이번 대회에서 대중 투표는 우승자 선정에 50%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