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갑론을박' 나와
민주 "친일파 청산 반대 독재자"
국힘 "野, 복잡다단한 현대사를
편향된 시각으로 섣불리 재단"
국가보훈부가 내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 38명를 선정·발표한 가운데 이승만 전 대통령이 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26일 관가에 따르면, 보훈부는 전날 '세계 속 독립운동'이라는 주제하에 대한민국 독립을 세계에 호소하며 헌신한 독립운동가 38명을 '2024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기관, 기념사업회 등으로부터 총 265명의 인물을 추천받아 보훈부·광복회·독립기념관·근현대사 전공학자 등으로 구성된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매월 주제와 관련된 인물을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이 전 대통령은 내년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보훈부가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1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이 전 대통령이 '독립운동가 대표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
이 전 대통령은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주미외교위원부 위원장으로 1942년 한인자유대회를 개최했으며, 한미협회 설립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중국·미국 등지에서 활동하며 한국 독립을 세계에 호소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을사늑약 체결 직후 오직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온몸을 바친 독립운동가 한 분 한 분을 널리 알리기 위한 사업"이라며 "국민들이 그분들의 헌신적인 삶과 독립 정신의 참된 가치를 가슴에 새기고 기억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통령 선정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 한미동맹 관련 '업적'과 부정선거로 촉발된 4·19혁명으로 대통령에서 물러난 '흠결'이 동시에 부각됐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승만 국부론'을 띄우려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발판 삼으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뉴라이트 역사관'에 빠진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을 친일매국 사관으로 오염시키려고 하다니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은 반민특위를 빨갱이로 몰아서 친일파 청산을 방해하고, 3·15 부정선거를 감행하는 등 국민의 주권과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다 4·19혁명으로 국민의 손에 끌어내려진 독재자"라며 "윤석열 정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을 당장 철회하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서 도 넘는 비난을 쏟아냈다"며 맞받았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과오로 언급한 사실관계의 대부분은 전혀 역사적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내린 모욕적인 평가 또한 복잡다단한 우리 현대사를 편향된 시각으로 섣부르게 재단하려는 오류일 뿐"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세계 각국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미래를 위해 경쟁하는 지금, 수십 년 된 '국부론' 논쟁에 얽매여 '뉴라이트 역사관'과 '친일매국사관'을 들먹이는 민주당은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느냐"라며 "이런 시대착오적 역사 인식과 퇴행이야말로 수많은 독립 영웅들을 모독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조롱하는 만행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