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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못 읽는 '난독증' 학생 서울서만 3년 새 8배 늘어…"예산 늘려 영유아기부터 치료해야"


입력 2023.12.27 04:20 수정 2023.12.27 04:20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서울시교육청 난독 학생 지원 2020년 112명→2023년 958명…초등학생이 가장 많아

2020년부터 치료 프로그램 지원하고 있지만…예산 부족해 진료 횟수 절반으로 줄여

전문가 "난독 있는 아이들 말 늦게 배워…영유아기부터 치료할 수 있도록 국가가 도와야"

"난독 제대로 아는 전문가 부족해…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서적인 부분도 돌봐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gettyimageBank

서울시 내 난독증으로 상담 등 진료를 받는 학생이 최근 3년 사이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난독증은 초기에 나서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도 문자 해독 능력이 떨어지고 논리적추론이 어려운 만큼 영유아기부터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난독 치료는 장시간에 거쳐 진행되는 만큼 국가와 지차자체에서 예산을 충분히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 난독 학생 지원은 2020년 112명에서 2023년(10월 31일 기준) 958명으로 약 8.5배 늘었다.


학급별로 보면 2023년 기준 ▲초등학생 883명 ▲중학생 68명 ▲고등학생 7명 등으로 초등학생이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난독증은 지능지수는 정상 범주에 포함되지만, 글을 읽는데 문제를 겪는 증상을 뜻한다. 난독증은 증상과 관련된 뇌 부위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특정 학습 장애 유형 중 하나로, 글의 해독 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생은 익숙하지 않은 단어나 받침이 있는 단어를 읽기 힘들어해 학습장애나 학교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시교육청은 2020년부터 난독·경계선 지능 학생에 대해 부모의 동의를 얻어 심층 진단 및 치료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각 지역 도움센터에 예산을 분배해 난독성, 경게성 지능장애 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지원 대상을 결정해 지원한다. 치료는 회당 50분간 진행되며 이 중 40분은 학생과 치료시간, 나머지 10분은 부모 면담시간으로 진행된다.



서울시교육청 난독 학생 지원 현황ⓒ데일리안DB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치료 대상을 줄이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정해진 예산이 있기 때문에 연말이 되면 예산이 부족하다. 꾸준하게 아이들을 지원하는 게 중요한 만큼 신규 신청을 줄이고 기존 주 2회 지원을 1회로 줄였다”며 “올해는 8월에 다시 한번 예산을 추가 배정했다. 하지만 신규신청에 대한 염려도 있고 수요 파악이 확실하지 않아 9월 이후 진료 횟수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운클리닉 임고운 원장은 "난독증이 있는 아이들은 문자를 해독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논리적추론이 어렵다. 아는 게 많더라도 난독이 있으면 설명을 잘하지 못한다"며 "초기에 개입하지 않으면 어른이 돼서도 감정처리가 잘되지 않고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서둘러 개입하지 않으면 평생 불편하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독이 있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말이 늦다. 만 6세 미만 영유아검진에서 말이 늦는 아이들은 일찍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그러나 난독치료는 비용이 많이 들고 바우처를 주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기관이 적다. 영유아기부터 난독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돕는다면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소영 한림대 언어청각학부 교수는 "난독 치료는 한번에 끝내는 게 아니라 오랜 지원이 필요하다. 초등학생부터 시작해 고등학생까지 시기에 맞는 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장기간 난독 학생을 지원하려면 충분한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 학생수와 대비해 너무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난독을 제대로 아는 전문가도 너무나도 부족한 상황이다. 학교에 협력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난독이 있는 학생들은 불안감이나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전문 교사가 정서적인 부분까지 돌보는 게 좋다. 이 역시도 전문가 양성이 덜 되다 보니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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