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화재로 세상 떠난 30대 남성…재작년부터 약사로 근무
대학 후배 "평소 후배들이 무척 아끼고 따라…동문 모두 슬픔과 충격에 잠겨"
30대 남성, 화재 당시 2세 딸 탈출시킨 뒤 7개월 딸 안고 뛰어내렸다가 세상 떠나
발화 추정되는 301호 작은방에서 담배꽁초, 라이터 발견
지난 25일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7개월 딸을 안고 뛰어내렸다가 숨진 30대 아버지는 새내기 약사로 알려졌다.
2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도봉구 아파트 화재로 숨진 박모 씨는 재작년부터 약사로 근무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모 대학 약학과 출신인 그는 대학 시절 과대표와 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대학 후배인 약사 A씨는 그가 리더십 있고 자상하던 선배였다며 "평소 후배들이 무척 아끼고 따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문들 모두 박 씨의 부고를 접하고 믿을 수가 없어 슬픔과 충격에 잠겼다"고 말했다.
박 씨는 화재 당시 주민 대피를 위해 바닥에 놓은 재활용 포대 위로 2세 딸을 던져 탈출시킨 뒤 7개월짜리 딸을 안고 뛰어내렸다가 머리를 크게 다쳐 세상을 떠났다. 그가 이불에 꽁꽁 싸 맨 딸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박 씨의 직접 사인이 '추락에 의한 여러 둔력 손상'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한 상태다.
경찰은 소방당국과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불이 처음으로 발생한 곳으로 추정되는 301호 작은방에서는 담배꽁초와 라이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빈소는 26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한 대학병원에 차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