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제3노조), 27일 성명 발표
MBC는 어제(26일)도 방통심의위원회의 뉴스타파 조작보도 관련 MBC에 대한 징계 절차를 문제 삼는 보도를 4꼭지나 쏟아 부으며 전면전을 폈다. 류희림 위원장이 이 보도의 부당성과 민원인 정보 유출의 불법성 등을 밝힌 내용과 방심위 내부에서는 사퇴 목소리가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고, 류 위원장이 민원을 지시했는지 밝히라는 리포트, 방심위 내부 반발에도 류 위원장이 심의를 강행했다는 리포트, 정치권 여야 반응 이렇게 4꼭지였다. MBC가 좌파 진영의 핵심 플레이어임을 자인하며 확전을 시도한 것이다. MBC는 그런데 자신들이 만든 ‘셀프 민원과 징계’라는 프레임에 치우친 나머지 상식과 균형감을 무시하고 편파보도로 일관했다.
**심의 결정은 류 위원장이나 민원 여부와 상관없이 결정됐다.
어제 MBC는 줄곧 “류희림 위원장이 주변인들에게 민원을 사주했는지 밝혀야 한다”라는 주장을 폈다. 공정한 보도가 아니라 공세였다. 류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당시 뉴스타파 관련 보도에 대한 민원은 180여 건이나 접수됐으며, 심의는 민원에 의한 것이 아니라 본인 취임 전 황성욱 위원장 대행이 단독 부의한 것으로 민원 제기와 무관하다”고 밝혔는데도, MBC는 “사실상 본인이 낸 민원을 본인이 심의한 셈”, “친인척 민원 접수 때는 몰랐더라도 심의 전에는 알지 않았을까?”라며 어이없는 주장을 하며 공세를 폈다.
MBC는 그러면서 “황성욱 위원장 직무대행은 민원이 들어왔는지 직원에게 확인했고, 곧바로 긴급안건으로 올리자고 결정했다. 절차상 직권 부의 형식이었지만, 민원이 긴급 심의 안건 지정의 근거가 됐던 겁니다”라고 제멋대로 해석했다. 누구 맘대로 민원이 심의의 근거가 됐다는 것인가?
MBC 뉴스데스크 보도와 우리 노조의 자체 취재 등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보겠다.
뉴스파타 조작보도가 드러난 직후 지난 9.4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엄중 조치”입장을 밝혔다.
9.5. 오전 10시 방심위 소위에서 허연회 위원이 “심의 안건으로 올려야한다”며 직권 부의를 건의했다 (방심위 심의는 민원이 없어도 위원장의 직권부의로 심의가 가능하다). 이에 황성욱 위원장 직무대행은 “민원이 들어왔는지 확인해보자”라는 의견을 냈다. 이후 황 위원장 직무대행의 직권 부의가 결정됐다. 즉 민원 여부는 참고사항이었을 뿐 직권부의의 조건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또한 이 사안은 공식적으로 직권 부의로 기록돼 있다. 9/4~7 사이에 관련 민원 188건이 빗발쳤다. 이후에 9.8 류희림 위원장이 취임했다.
MBC 보도 담당자들에게 묻겠다. 이같은 근거로 봤을 때 “방심위의 심의는 민원과는 상관없이 위원장 직무대행의 직권으로 결정됐으며, 류희림 위원장은 이 결정에 관여한 바 없다”라고 기사를 쓴다면 잘못된 것인가? 당신들의 보도가 야권 정치세력의 교묘한 짜깁기와 의혹제기와 무엇이 다른가 말이다.
**방심위원 관련자의 민원이 포함돼 있기만 해도 심의를 중단해야 하나?
이번 사안에 관련해 백번 양보해서 류희림 씨가 위원장이 되기 전 주변인들에게 “이런 악독한 보도는 심판을 받아야한다”는 식의 의견을 제기하고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하는 방안을 소개해줬고 그로 인해 민원으로 이어졌다고 치자. 그게 무슨 잘못인가? 법률에 따라 누구든 어떤 목적에서든 익명성을 보장받고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이밖에 MBC 어제 보도의 또 한 축은 “방심위 내부에서 위원장 관련자들의 민원을 이유로 심의를 중단해야했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류 위원장이 묵살했다”는 것이었다. 우선은 민원이 심의결정의 근거가 아니라 논할 가치도 없지만 굳이 MBC가 어이없는 보도를 해대니 따져보겠다.
당시 류 위원장 관련자들의 민원이 유일했다면 우리도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당시 민원이 무려 188건이나 빗발쳤다. 그렇다면 류희림 위원장의 취임 전에 접수된 관련자들의 민원 때문에 심의를 강제로 중단하고 다른 다수의 민원은 무시돼도 된다는 논리인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일 뿐 아니라 그런 규정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MBC의 보도는 객관성이 아니라 감정을 앞세운 보복성 억지보도라는 것이다.
**MBC는 정치세력의 야욕에 휘둘린 이해충돌 보도를 당장 중단하라
MBC는 어제도 이해충돌로 심의규정 위반을 계속했다. 왜 이같은 편파적 보도가 이해충돌에 해당되는지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자. ‘MBC는 자신들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중징계를 받았으면서 보복하듯이 심의담당 기관에 대한 공격성 편파보도를 이어가고 있다’라는 것이다. 류희림 위원장 관련 균형 잡힌 보도가 아니라 일부 세력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의적인 편향보도를 하며 방송을 사적으로 남용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 MBC는 이같은 점이 신경 쓰이는 듯 보도에서 “MBC는 첫 보도에서 이해당사자임을 밝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알권리를 위해 반드시 규명돼야하는 사안이라고 판단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반영해 보도하게 됐음을 알립니다”라고 밝혔다. 범법자가 범행을 저지르면서 자신의 이름과 법위반 내용을 알린다면 면책이라도 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는 어제 보도를 ‘이해 충돌 소지가 있음을 우리(MBC 현 경영진)도 안다. 책임지겠다’라는 말로 해석하겠다. 시청자의 알권리를 위한다면 정치적 편견을 가지고 일방의 주장을 전해선 안 되는 것이고, 무엇보다 그것이 자신들의 이해와 관련이 있다면 그것이 이해충돌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언론노조가 제보하고, 언론노조가 보도하는 거 아닌가?
우리는 MBC뉴스 가운데 “방심위가 내부 문제제기를 묵살했다”는 보도에도 주목한다. 9/27 방심위 내부 게시판에 “관련 민원에 문제가 있으니 위원장이 안건 심의를 회피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노총 언론노조 방심위 지부장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우리는 뉴스타파 조작보도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했던 보도들의 문제점보다 절차상의 이유를 만들어내 그 징계를 무력화하려는 방심위 내부의 세력이 있었다고 의심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지난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과 보조를 맞춘 언론노조 세력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을 하는 것이다.
어제 시작된 MBC와 뉴스타파 보도 공세의 핵심은 방심위원장이 민원을 유도하고 심의도 했다는 것인데, 북치고 장구치는 건 지금 언론노조가 하고 있는 행태가 아닌가 묻고 싶다.
2023.12.27.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