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하나재단, 27일 '2023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 결과 발표
올해 탈북민 고용률 60.5%로 역대 최고
김영호 통일부, 일자리 박람회 개최 등 탈북자 처우 개선 집중
남북하나재단이 생활안정 및 자립·자활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정착실태' 지표와 사회적 관심 및 사회통합 수준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사회통합' 지표를 담은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취·창업 지원을 꼽았다. 최근 통일부는 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며 북한이탈주민 지원에 부쩍 관심을 높이고 있다.
남북하나재단은 27일 서울 종로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2023 북한이탈주민 정착 실태조사 언론 브리핑'을 열고 북한이탈주민의 정착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1997년 1월~2022년 12월까지 입국한 만 15에 이상 북한이탈주민 30866명 중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기간은 2023년 5월 1일~6월 30일, 대면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율은 85.1%이었다. 조사 결과는 추후 재단 홈페이지와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서 볼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의 경제활동참가율·고용률·실업률 등 경제활동 양적지표는 모두 지난해 보다 개선됐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63.4%로 전년(63.0%) 대비 0.4%p 상승했다. 고용률은 60.5%로 전년 59.2% 대비 1.3%p 상승했고 , 실업률은 4.5%로 전년 대비 1.6%p 하락했다.
북한이탈주민의 생활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월평균임금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전체 북한이탈주민의 월평균임근은 245.7만원으로 지난해(238.4만원) 보다 7.3만원 증가했다. 임금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36.3개월로 지난해보다 1개월 증가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체감하는 '남한생활 만족도'는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한생활만족도에서 '만족한다'는 응답은 79.3%로 지난해(77.4%)보다 1.9%p 로 조사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만족 이유로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어서'가 41.0%로 가장 높았고, '북한보다 경제적 자유가 있어서'가 23.6%로 뒤를 이었다. '일한 만큼 소득을 얻을 수 있어서'는 20.5%,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는 6.9%,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어서'는 10.3%를 기록했다.
불만족 이유에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해서'가 33.7%로 가장 많았고,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가 41.3%, '남한사회의 차별/ 편견 때문에'가 21.5%로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서'는 17.8%, '남한 사회에 적응이 어려워서'는 7.7%이었다.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별 또는 무시당한 경험'에 대해 '있음' 응답은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통일부는 "사회통합 수준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차별 또는 무시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6.1%로,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던 지난해 19.5%에서 3.4%p 감소하며 조사상 최저치가 나왔다.
차별·무시당한 이유에 대해선 '문화적 소통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72.8%로 가장 많았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45.5%, '전문적 지식과 기술 등에 있어 남한 사람보다 능력이 부족'이 16.4%로 뒤를 이었다.
이들은 '더 나은 남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 취·창업지원이 21.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의료지원이 18.1%, 교육지원 14.3% 순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10대 '교육 지원', 20대 '취·창업 지원' '주택 지원', 50대 '의료 지원', 60대 '소득 지원'을 가장 원했다.
통일부는 최근 부쩍 북한이탈주민 지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김영호 장관은 북한이탈주민 지원 유공 정부 포상 전수식에 참여해 북한이탈주민 지원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통일부는 지난 1일 서울 코엑스에서 '2023 북한 이탈주민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하고 탈북민들의 구직을 도왔다. 일자리박람회가 개최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또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8일 김창범 한경협 상금부회장과 면담을 가지고 북한이탈주민들의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는 '질 좋은 일자리'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탈북민들이 대기업·중견기업·공공기관 취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기업의 구인수요에 맞는 탈북민 육성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