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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부터 명품까지’ 유통업계, 업종 간 경계가 사라진다


입력 2024.01.05 07:21 수정 2024.01.05 07:2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편의점, 새로운 ‘붕세권’으로 부상

온라인 강화하는 올리브영과 매장 늘리는 무신사

고물가, 소비침체 지속…업역 파괴 ‘빅블러’ 가속화 전망

서울 시내 한 노점상이 붕어빵을 만들고 있다.ⓒ뉴시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통업계 내 업역 파괴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초기에는 사업다각화를 위한 시장진출 개념이었다면 최근 몇 년간 고물가와 소비침체, 온라인 시장 급성장 등으로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제는 생존을 건 무한경쟁으로 진화했다.


노점상에서만 취급하던 붕어빵이 간편식 시장을 넘어 편의점으로 진출하고, 쿠팡이 명품 플랫폼을 인수하면서 백화점으로 경쟁 상대를 확대하는 식이다.


최근 편의점업계에서는 겨울 효자 상품으로 붕어빵이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호빵, 군고구마, 어묵 등이 동계 시즌 핵심 상품이었지만, 붕어빵 판매를 시작하면서 편의점 내 즉석조리식품 순위 1위 자리가 바뀌었다.


동네마다 한 군데씩 있었던 노점상이 사라진 대신 편의점이 새로운 ‘붕세권(붕어빵+역세권)’으로 부상한 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입 비중이 높은 밀가루, 팥 등 붕어빵 주요 재료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노점상이 대거 사라진 자리를 편의점이 대체한 것이다.


대량으로 재료를 구입해 생산하는 만큼 가격경쟁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인 것이 시장 변화를 이끌었다.


개당 1마리 1000원 수준인 노점상에 비해 편의점에서는 행사 적용 시 600원 수준으로 최대 4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명품 브랜드 모습.ⓒ뉴시스

백화점, 명품시장에서는 유통업계의 새로운 공룡으로 올라선 쿠팡의 진출을 주시하고 있다.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1위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파페치는 현재 190여 개국 소비자에게 버버리, 구찌 등 50여 개국 1400여개의 명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명품 전문 판매 플랫폼, 이커머스에서 가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파페치는 현지 백화점 등 전문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해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차별화하고 있다.


국내에서처럼 로켓 배송을 적용하기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패션, 명품 카테고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존 회원들을 잡아두는 록인(Lock-in)효과를 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뷰티‧패션업계에서는 올리브영과 무신사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오프라인 뷰티 매장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올리브영은 온라인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전국 주요 상권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 삼아 온라인 주문 시 당일 배송되는 서비스인 '오늘 드림'에 힘을 주고 있다.


이외에도 온라인 주문상품을 매장에서 수령하는 '오늘드림픽업', '모바일 선물 픽업' 등을 토대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 간 시너지를 내는 옴니채널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리브영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22년 3분기 24.5%에서 2023년 3분기 25.9%로 1.4%포인트(p) 높아졌다.


다만 쿠팡을 비롯해 컬리, 최근에는 다이소까지 온라인 뷰티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서면서 올해 시장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소의 경우 최근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며 익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0% 급증했다.


반면 온라인 매출 비중이 높은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홍대, 강남, 성수를 비롯해 대구 동성로, 부산 서면 등 전국 5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무신사는 올해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30호까지 늘릴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물가, 소비침체가 업계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며 “올해는 저마다 수익성 강화를 최고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기존 시장만 가지고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렵다. 업종과 온오프라인 경계를 뛰어넘는 무한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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