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갑, 비명계 현역 재선 의원 상대로 조인철·김명진·강위원 서석고 3인방 협공
-성희롱 논란 및 음주운전 2회 전력 강위원 후보 당내 적격 심사 통과 여부도 주목
누구든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광주광역시에서 한 지역구에 같은 고등학교 동문 세 명이 출마를 선언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광주광역시 서구갑 지역구가 바로 그 곳이다. 광주서구갑은 호남의 대표적 비명계(비 이재명 대표 계열) 국회의원으로 잘 알려진 ‘송갑석’ 의원 지역구로 여기에 도전장을 내던진 화제의 인물들은 광주서석고등학교 동문들인 조인철 예비후보, 김명진 예비후보, 강위원 등 세 사람이다.
이들은 평소에도 가깝게 지내는 사이로 알려져 동문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에 관심이 있는 광주시민들도 흥미롭게 당내 경선 과정을 지켜보며 “세 사람이 먼저 교내 경선부터 끝내고 당내 경선에 나서야 송의원을 이길 수 있는거 아니냐?”는 의견들을 피력하는 유권자가 상당했다.
이들 세 사람이 맞서야 할 경쟁 상대는 현역 광주광역시 국회의원들 가운데 유일한 재선 국회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임명직 최고위원, 광주광역시당 위원장 등을 역임한 송갑석 의원이다. 송의원은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83.46%를 득표로 당선되었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광주광역시에서 민형배 의원 다음으로 높은 82.18%로 당선된 지역 강자로 알려졌다. 다만 송의원은 비명계로 분류되면서 이재명 지지세가 강한 지역 유권자들과 민주당 당원들의 표심이 송의원에 대해 어떻게 작용할지가 변수로 꼽힌다.
동문 세 후보 가운데 가장 선배인 김명진 예비후보(6회/60세)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졸업하였고 선관위 신고상 전과 기록은 없다. 김 후보는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시작하여 김대중 대통령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박지원 원내대표 비서실장, 박기춘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김대중 재단 광주광역시 서구지회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박지원 전 원내대표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당인 출신이다. 김후보는 박지원 전 대표와 함께 민주당을 탈당,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평화당 후보로,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에는 민생당 후보로 이 지역구에 두 차례 출마한 이력이 있다. 이런 까닭에 서구갑 지역 유권자들에게 인지도는 높은 편이지만 민주당을 탈당하여 두 번 당적을 바꿔 출마한 후 모두 낙선하였고 이번에 처음으로 민주당으로 옷을 갈아 입고 세 번째 서구갑에 출마하는 것이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이다.
조인철 예비후보(7회/59세)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영국 버밍엄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책학 박사를 졸업하였으며 역시 선관위 신고상 전과 기록은 없다. 조 후보는 제4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총무처(현 행정안전부)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하여 기획예산처 예산실(현 기획재정부 예산실) 서기관, 기획재정부 예산 과장,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안 조정 소위 파견관 등을 거친 예산 및 민생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지역 정가에서는 2019년 이용섭 당시 광주광역시장이 광주시 예산 확보를 위해 예산 전문가인 조인철 후보를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으로 발탁했다는 후문이다. 조인철 후보는 정치 초년생으로 인지도가 낮았으나 공직 생활 대부분이 예산 및 민생 전문가였다는 점과 직전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시절 이룬 업적 등 전문성과 신선하고 참신하다는 인물론 등이 부각되면서 정치 경험이 없다는 핸디캡이 오히려 정치 혐오 시대에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인지도와 선호도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후배인 강위원 출마선언자(14회/50세)는 고등학교 중퇴 후 검정고시로 전남대학교에 입학하여 총학생회장을 역임하였고 1997년 제5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의장에 당선된 학생운동권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선관위에 예비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아 공식적인 전과 기록은 확인되지 않으나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5년 형을 선고 받았으나 사면·복권되었고 음주운전 벌금형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는 학생 운동 후 광주에서 시민사회 활동에 전념하였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원장, 이재명 대통령 후보 당시 일정 총괄 등을 맡으며 정진상, 김용 등과 함께 이재명 핵심 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당대표 특보를 맡고 있다.
강위원은 지난 10월 광주에서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갖고 서구갑 국회의원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나 2024년 1월 5일 현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검증 결과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선관위에 예비후보로도 등록하지 않아 이른바 ‘정의찬 특보 부적격’ 판정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풍문이 지역 정가에 돌고 있다.
참고로 정의찬은 강위원과 함께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발탁한 대표적인 호남 출신 운동권 인맥으로 경기도지사 비서관을 역임했으며 현재 이재명 당대표 특보로 활동 중이다. 정의찬은 지난 10월 22일 해남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해남·완도·진도에 출마를 선언하였으며 당초 후보자검증위원회로부터 ‘적격’ 판정을 받았으나 남총련 의장 당시 자행된 ‘민간인 치사 사망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언론에 다시 조명되면서<데일리안 2023.11.25. 특보정치, 민주당은 호남이 만만한가?> 결국 적격 판정이 번복되어 ‘부적격’ 처리되었다. 이때 이재명 대표가 정의찬 특보의 적격 판정 과정이 “업무상 실수”라고 해명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내지는 측근 중심 공천 학살 기획설이 돌기도 했다. 정의찬은 12월 28일 예비후보를 사퇴하였다.
강위원 후보에 대한 여러 논란 가운데 세간의 비난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사건은 2003년에 벌어진 성희롱 의혹 (학생 운동 당시 알고 지낸 여성 동료를 피해 여성의 집에서 성희롱을 했다는 논란)과 뒤이어 벌어진 피해 여성에 대한 2차 가해 혐의이다. 성희롱 논란 과정에서 강위원 후보는 성희롱 피해자로부터 소송을 당했고 2018년 1심 재판부가 강위원 후보에게 ‘성추행과 2차 가해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벌금 1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으며 이 판결은 2021년 12월 상고 기각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1998년 5월 대법원이 제5기 한총련을 ‘이적 단체’로 판결할 당시 한총련 의장이었다는 점 또한 강위원 후보의 공직 진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05년과 2006년에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 벌금형을 받은 전력과 2006년의 경우에는 ‘무면허’ 음주 운전이었다는 점 역시 강위원 후보의 아킬레스건이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강위원 후보는 민주당에 검증 신청도 하지 않고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도 하지 않은 채 서구갑 지역구 내에서 강연과 토론회, 행사장 방문과 봉사 활동 참여 등의 활동과 언론 노출 등을 통한 공중전 등으로 유권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당 중앙당에서 실시하는 후보적합도 전화를 잘 받아 줄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름을 올리는 방법 등으로 ‘당내 경선’이라는 법의 빈 틈을 찾아 이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구에서는 강위원 후보가 정의찬 특보를 반면교사 삼아 결국 불출마를 할지도 모른다는 여론이 잠시 일었으나 당대표 특보와 이재명 최측근이라는 절대반지를 끼고 당의 후보자 검증 절차와 선관위 예비후보 등록을 미루며 여론의 눈치를 보다 잠잠해지면 전격 후보 검증과 예비후보 등록을 하여 언론의 감시와 유권자들의 비판을 피해 갈 것”으로 본다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와 서구갑 지역구 내 여론은 재선 현역인 송갑석 의원이 선두를 달리고 뒤를 이어 강위원, 조인철, 김명진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각종 여론조사 등을 참고할 때 송의원 지지율보다 세 명의 동문 지지율의 합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어 경선 역전을 위해서는 ‘예비 경선(컷 오프) 전 고교 동문 3인 간 단일화’ 내지는 ‘예비 경선 각자도생 후 본 경선 직전 단일화’ 등의 방안이 동문들과 일부 시민들 사이에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