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건너편에 앉아있던 여성 승객을 상대로 음란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여성 승객은 이 남성을 신고했으나 한국철도공사 측이 '다른 곳에 신고하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YTN에 따르면 지난 연말 서울로 돌아오는 경춘선 지하철을 탄 여성 승객 A씨는 자신을 상대로 음란행위를 하는 남성을 목격했다.
당시 남성은 검은색 외투와 모자, 마스크를 착용한 채 A씨 맞은편에서 음란행위를 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YTN에 "저를 목표로 삼은 것 같았다. 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지만 더 심각한 범죄를 내가 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충격을 받은 A씨는 한국철도공사 측에 긴급히 문자로 신고했다. 하지만 공사 측은 '어떤 소란을 피우는지' '지금 위해를 가하고 있는지' 등 형식적 질문만 했다는 것.
이에 A씨는 '빨리 와서 도와 달라'고 재촉했지만 공사 측은 '다른 곳에 전화로 신고하시라'며 번호만 알려주고 말았다. A씨는 "신고 뒤 10여분이 흘러 남성은 내렸는데 출동한 역무원이나 철도 경찰관은 없었다"며 "눈앞에서 놓쳤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얼마 뒤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지하철에서 벌어진 일로 관할 구역이 아니다'라는 답변과 함께 사건을 철도 경찰대로 넘겼다.
철도경찰대는 CC(폐쇄회로)TV를 분석하는 등 음란 행위를 한 남성을 찾고 있지만 일회용 승차권을 사용한데다 얼굴 노출을 꺼린 까닭에 신원을 특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도공사 측은 "경춘선 철도 경찰대가 청량리역과 남춘천역 두 군데에 있어 출동 시간이 30분 이상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기동팀을 주말 등 취약 시간대까지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