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인기에 ‘힘’…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
“올해도 기대”…K팝그룹‧넷플릭스 등 콘텐츠 흥행
기업 전략에 더해 정부도 나서…“중소기업 적극 지원”
한류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다양한 K푸드가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라면은 물론 만두와 아이스크림까지 갈수록 한국 음식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식품기업은 물론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9억5200만 달러(1조 20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연간 라면 수출액은 지난 2015년부터 9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2015년 2억 달러 대에서 2022년에는 7억 달러 대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만두 수출액 역시 6652만달러로 잠정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규모다. 만두 수출액은 2021년 6361만 달러를 기록하며 최대치를 찍은 후 2022년 6075만 달러로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최고 실적을 다시 썼다.
아이스크림을 포함한 빙과류 수출액도 지난해 1∼11월 8905만 달러(약 1173억원)로 2022년 한 해 전체 수출액인 7761만 달러 대비 14.7%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아직 반영되지 않은 지난해 12월분을 고려하면 총 수출액은 최대 1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최근 세계 식품 시장의 트렌드를 이끄는 미국 시장에서 ‘K푸드’의 기세가 대단하다. 과거 한인 상권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제한적 수요와 달리 월마트, 크로거 등 미국 내 주요 유통 채널 대부분에서 ‘코리안 푸드’가 각광을 받으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은 국내 식품업체들이 전 세계로 K푸드를 확산하기 위한 전략 국가로 삼고 있는 글로벌 식품업체들의 격전지다. 고유 식문화 색채가 짙지 않아 새로운 식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시장인 데다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향상에 큰 도움이 돼 기업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미국 전역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며 시장 장악력을 키우고 있다. 과거 한국 식품은 아시아인이 주로 방문하는 아시안 마켓 매출 비중이 높았으나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강해지면서 미국 주류 유통사에 입점하는 것이 보다 쉬워졌다는 게 업계 평가다.
K푸드가 인기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식품업계는 K푸드 인기가 높아진 요인으로 한류 열풍을 탄 호감 효과를 꼽는다. 여기에 한국 식문화를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게 적용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향후에도 미국 시장에서 K푸드는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된다. 인기 K팝그룹 BTS와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오징어게임’ 같은 K콘텐츠의 세계화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한식이 노출되는 먹방 등 유튜브 서비스 역시 디지털 실크로드를 타고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서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024년 수출 전망 및 지역별 시장 여건’ 보고서에서 “한국의 주력 품목 수출 증가는 둔화될 전망이지만 전 세계적인 한류 문화와 K콘텐츠 확산으로 의류 및 문화콘텐츠, 화장품·식품 등 소비재 수요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식품기업들도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각기 다른 전략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빠르게 공략해 나가고 있다.
라면업계의 경우 농심은 올해 하반기 미국 2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이르면 내년 미국 3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삼양식품도 수출 전용 생산기지인 밀양 2공장을 추가로 짓는다. 오뚜기는 라면 수출 국가를 60개국으로 확대하고 수출액 1000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만두를 수출하고 있는 기업들도 수출 신기록 달성에 또 한번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을 비롯한 각 기업들은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 노하우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연구개발(R&D) 기반의 신제품 출시를 확대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각오다.
정부가 만두를 포함한 열처리가금육 제품 수출에 필요한 절차를 끝내 수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유럽연합과의 검역 위생 협상 절차를 마무리해 유럽연합 회원국 27개국으로 제품의 수출길이 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빙과업체들은 올해 아이스크림 수출 확대를 위해 현지 유통망 입점, 지역별 특화제품 출시 등 수출 전략을 꾸준히 펼친다는 작전이다. 아예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아이스크림 사업에 시동을 걸고자 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대대적인 힘을 보탠다. 올해 중소기업 농식품 수출 기업에 대해 준비 단계인 수출기반 조성부터 최종 단계인 마케팅까지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기존 우수농식품패키지 지원사업을 대폭 확대 개편해 농식품글로벌성장패키지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성장패키지 지원사업은 중소·중견기업의 수요에 맞춘 다양한 사업메뉴를 제공해 농식품 수출 촉진을 도모하는 바우처 형태의 사업이다. 사업 메뉴 수요조사를 통해 신선농산물 품질관리 강화, 수출시장 개척 활성화, 현지화 지원 등의 기능을 추가로 반영했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성장패키지를 이용하고자 하는 수출업체는 2월 중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종합지원시스템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며 “올해도 K-Food 수출이 역대 최고실적을 경신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