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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조' 특례보금자리론 절판 임박…벌써부터 힘 빠지는 '후속타자'


입력 2024.01.15 10:53 수정 2024.01.15 10:59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30일부터 보금자리론 재개

3% 주담대에 금리경쟁력↓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데일리안 DB

내 집 마련을 위한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특례보금자리론 판매가 이번 달 종료된다. 후속 정책모기지 공급이 예상되지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고금리였던 지난해와 달리 금리하락 기대감으로 시중은행에서도 3%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나오면서, 정책모기지의 금리 매력도가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29일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중단을 앞두고, 보금자리론 재개를 위해 관계부처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금융당국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1월 금리상승기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을 도입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보금자리론,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모기지를 통합한 상품이다. 시중은행보다 낮은 최저 3% 고정금리로 장기간 대출을 받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면 소득에 상관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받지 않았다. 이같은 파격 조건으로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액은 지난해 12월 31일까지 43조원을 넘어섰다. 당초 목표치는 39조6000억원이었다.


이같은 이유로 특례보금자리론은 가계대출을 부추기는 '원흉'으로 지목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목표치를 달성하자마자 ▲일반형(주택가격 6억원 초과 또는 부부합산 연소득 1억원 초과 대상) 신청접수는 중단하고 ▲우대형 (주택가격 6억원, 부부합산 연소득 1억원 이하 대상)만 공급해 왔다. 이달까지 최종 공급액은 44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 운영을 종료해도 보금자리론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정책모기지 상품이 아닌 기존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분리해서 운영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보금자리론은 소득 7000만원 이하인 차주를 대상으로 주택가격이 6억원 이하에 최대 3억6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DSR 규제는 제외된다. 적격대출은 소득한도가 없는 대신 DSR규제가 적용된다. 9억원 이하 주택에 최대 5억원까지 대출 가능하다.


다만 후속 정책모기지가 특례보금자리론의 파급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천장을 뚫을 기세였던 은행 주담대 금리는 이미 연 3%대까지 떨어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등 5대 은행의 지난해 12일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3.38~5.45%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3.76~5.67%)과 비교해 상·하단이 각각 0.22%포인트(p), 0.38%p 낮아진 수준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이보다 높지만 시차를 두고 하락세를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온라인·원스톱 주담대 대환대출 도입으로 마이너스 가산금리까지 등장했다. 초기 고객 확보를 위한 금리인하 경쟁으로 대부분 3% 주담대 대환대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대환대출 금리 하단은 3.66%~3.70% 수준이다. 인터넷뱅크의 경우 카카오뱅크가 3.483%, 케이뱅크가 3.63%를 제공하고 있다.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국고채 5년물과 주택저당증권(MBS)의 발행금리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국고채 5년물 금리는 3%(14일, 3.256%)대 수준이지만, MBS 금리 수준은 이보다 높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경쟁력을 가질려면 MBS 금리도 낮춰야 한다. 하지만 MBS를 국채 수준으로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주금공이 발행한 MBS의 가중평균발행금리는 4.06%다.


실수요자의 내 집마련 지원을 위해 정책적으로 역마진을 감수하고 금리를 설정할 수도 있지만, 금리 하락기에 개연성이 낮은 시나리오다. 주금공 관계자는 "30일부터 예정대로 보금자리론 공급을 재개해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주택구입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세부 내용은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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