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선 다음날 성추행 재판...“정신 나간 여자의 억지” 조롱

트럼프 "나의 대통령 당선을 막으려는 거대한 음모"

E 진 캐럴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에 위치한 연방 법원에 웃으며 들어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이오와주 공화당 대통령 경선에서 압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선 다음날 성추행 관련 명예훼손 재판에 참석했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년 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한 유명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제기한 추가 명예훼손 소송에 출석하기 위해 16일(현지시간) 재판장을 찾았다. 출석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여자가 꾸며낸 말에 내가 또 나서야 하나”며 “거대한 선거 방해 사건”이라고 캐럴을 비난했다.

캐럴은 1996년 뉴욕 맨해튼의 한 고급 백화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트럼프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배심원단은 성폭행 혐의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폭행과 성추행 등은 인정된다며 트럼프에게 500만 달러(약 65억원) 배상을 판결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트럼프 측이 캐럴에게 ‘정신 나간사람’이라고 지칭하는 등 비난을 이어가자 캐럴은 명예훼손 혐의로 1000만 달러를 보상하라며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나는 이 여자가 누구인지 정말 모르고 완전한 허구다”며 “나의 당선을 막기위한 거대한 세력이 뒤에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CNN은 “이날 트럼프와 캐럴이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같은 방에 있었다”며 “트럼프는 자리에 착석해 몸을 비틀어 주위를 둘러보는 등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와 캐럴은 눈을 마주치지 않았지만, 서로의 방향을 향해 여러 차례 쳐다봤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