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최근 초등학교 교사에 벌금 700만원 선고…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
피고인, 초등학교 3학년 제자들에게 "정신병자 같다"며 수차례 정서적 학대한 혐의 기소
"일련의 행위, 학생 생활지도 위해 이뤄진 것…아동복지법에 따른 정서적 학대 해당 안 해" 주장
재판부 "피해 아동 진술 상당히 구체적이고 주요 내용 일치…정서적 학대행위 충분히 해당"
초등학생 제자들을 향해 "야동 봤던 애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하는 등 수차례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교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최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A씨에게 원심과 같은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춘천의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초등학교 3학년인 제자들에게 "정신병자 같다", "야동 봤던 애처럼 행동하지 말라"라는 등 수차례 막말하며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수업시간에 한 학생이 질문을 하려고 교탁에 다가가자 "나오지 마"라고 소리를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학생에게 '선생님 머리 아프게 하지 않기, 선생님 말할 때 토 달지 않기, 선생님 생각을 막지 않기'라는 내용의 반성문을 써오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법정에서 "일련의 행위는 학생 생활지도를 위해 이뤄진 것이고 아동복지법에 따른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들의 진술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주요한 내용이 일관되며 일치한다"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묘사하기 힘든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충분히 해당된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