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법 정비 필요”
PF ABCP 매입, 내년 2월까지 연장
해외 부동산 펀드 우려…리스크 관리 강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홍콩증시 급락에 따른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등의 대규모 손실 발생으로 국내 ELS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업계 타격을 최소화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부각되고 있는 해외부동산 펀드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면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서유석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ELS 16조원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는데 상당 부분이 상환되면 재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 ELS 시장은 당연히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021년 이후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연일 하락하면서 최근 만기 도래한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손실률이 최고 56.1%까지 기록하고 있다. 실제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섰으나 같은 해 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5000대까지 내려왔다.
서 회장은 “ELS를 대규모로 운용하며 자금조달과 주요 수익원으로 삼았던 금융투자업계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여러 가지 방안들을 고려해서 ELS 위축 규모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의 중개를 금지한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앞서 지난 10일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의 미국 증시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다. 그러자 금융위원회는 바로 다음 날인 11일 국내 증권사에서 해외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 및 자본시장법을 어길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비트코인 현물 ETF를 국내 증시에 상장하거나 해외 상장 상품을 중개하는 것은 할 방안이 없다”면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의 투자 필요성이 커지면 법을 정비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에 대해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많이 논의되고 있다”며 “선진국에서 관련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이후 당국과 협의하고 준비해 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또 다른 리스크 중 하나로 부각 중인 해외부동산 펀드 문제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서 회장은 “해외 부동산 사모펀드의 경우 운용사와 판매사 중심의 부동산 펀드 건별로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공모펀드의 경우 양호한 펀드들도 리파이낸싱 펀드 조성 관련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로 리스크 관리 강화와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등을 꼽으며 이를 위해 다각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지난 2022년 말부터 운영해 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 운영을 내년 2월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우리 주식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부동산 PF 문제는 정부의 적극적 시장 안정 조치 등으로 최악의 국면은 지났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부동산PF ABCP 매입 프로그램을 내년 2월 말까지 연장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기업의 배당 성향 제고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주주환원책을 유도하는 자본시장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제고 방안과 장기 직·간접 주식투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도 적극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