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드러낸 1년… 올해 기재 2대 추가 도입 예정
탑승객은 에어서울 절반 수준, 매출은 비슷
'중장거리 중심' 경쟁자 줄이고 수익성은 높였다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내건 에어프레미아가 포화된 국내 항공업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대형 항공사 수준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중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하면서 FSC(대형 항공사)에는 가격 경쟁력을, LCC(저비용항공사)를 상대로는 노선 경쟁력을 갖추면서다.
예상보다 빨리 창사 이래 첫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기재 2대를 추가 도입해 노선 증편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수익성까지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연간 매출 36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461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 달성도 유력해졌다. 이는 기존 에어프레미아의 목표를 일년 앞당긴 것으로, 앞서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는 내년에서야 연간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에어프레미아가 예상보다 빨리 시장에 안착한 것은 국내 시장에 없던 '하이브리드 항공사'라는 형태가 소비자들에게 성공적으로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항공사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등 대형 항공사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하면서 FSC와 LCC의 장점을 결합한 것을 의미한다.
당초 업계에서는 에어프레미아가 높은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다수였다. LCC가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제공하고, 기내 유료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내는 방식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사실상 항공사 출범 이후 본격적으로 영업이 시작됐던 지난해 3분기만에 분기 사상 첫 흑자를 달성하면서 이같은 업계의 우려도 보기좋게 벗어던지게 됐다. 에어프레미아는 2021년 출범했지만 코로나19로 사실상 지난해 초에서야 본격적으로 운항을 시작했고, 지난해 3분기 국제선 여객 수요 증가와 화물 사업에 힘입어 매출 1296억원, 영업이익 217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주목되는 건 에어프레미아의 경쟁력이 LCC 실적과의 차이에서 뚜렷이 드러났다는 점이다.에어프레미아와 비슷한 규모의 기단을 운영하는 에어서울과 비교해보면,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에어서울의 절반 수준의 탑승객을 실어나르고도 매출은 비슷한 수준으로 올려냈다.
실제 에어프레미아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2561억원으로 이 기간 탑승객수는 67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2276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에어서울의 탑승객수는 151만5000여명으로, 에어프레미아보다 2배 이상 많은 여객을 실어나르고도 적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주로 운항하는 에어프레미아 특성상 여객 한명당 벌어들이는 금액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LCC가 중단거리 위주로 최대한 많은 여객을 자주 실어날라야하는 박리다매의 형태라면, 에어프레미아는 시간이 더 소요되더라도 한번 운항으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훨씬 많은 셈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에어프레미아가 같은기간 217억, 에어서울은 518억을 달성했다. 이마저도 에어서울이 항공기 정비 비용 등 고정비를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서 인프라를 제공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체적으로 고정비를 감당하는 에어프레미아의 수익성이 나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빠르게 몸집을 불리며 국내 항공업계에 성공적으로 발을 디딘 만큼, 에어프레미아는 항공기를 늘리고 노선을 확대하는데 집중해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올해와 내년 항공기를 2대씩 더 도입하고, 2027년까지는 기재를 15대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5년뒤 매출 1조15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향후 여행 심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될 경우 예상되는 LCC 업체 간 출혈 경쟁에서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장거리를 중심으로 하는 만큼 LCC업체와 노선이 거의 겹치지 않아 경쟁에서 자유롭고, 오히려 국내 FSC의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잡으면서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가 이렇게 빠른 기간 안에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오히려 무리하게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 창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며 “저렴한 가격에 미주를 오가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예상보다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기재가 늘고 운항횟수와 노선이 더 확대되면 갈수록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