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타이어 3사 총 영업익 1.7조 전망…신차용 판매 호조
올해 교체용 판매, 생산 확대 등 영향으로 성장세 지속 예상
물류비·원재료비 다시 상승, 전기차 시장 둔화에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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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타이어 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 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3사는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이 약 1조7000억원으로 예상돼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도 타이어의 수요 확대에 대응해 생산을 늘리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78% 상승한 1조1701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는 1384.42% 오른 3429억원, 넥센타이어는 영업손실 543억원에서 흑자 전환해 19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측대로라면 3사의 총 영업이익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 1조7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는 신차용(OE) 타이어의 판매가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그간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던 물류비와 원재료비가 낮아지면서 호실적을 냈다.
올해는 교체용(RE)·프리미엄 타이어 확대와 재고 정상화, 생산 증대 등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와 함께 OE 타이어의 실적 기여도도 낮아지지만, RE 타이어가 해당 부분을 상쇄할 것으로 관측된다.
타이어 회사 매출에서 RE 타이어와 OE 타이어 비중은 일반적으로 7대 3 수준이다. 타이어 교체 주기가 3~4년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RE 타이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타이어 업계는 생산능력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단계별로 약 2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1억개의 글로벌 생산능력에서 1억650만개로 늘어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3년에 걸친 베트남 공장을 완료해 올해 증설 효과를 나타날 것으로 점쳐진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설 완료 시 전체 생산능력이 10% 정도 향상되면서 기존 590만개에서 올해 초 1250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넥센타이어도 체코공장의 증설을 마무리하고 올해 미국공장 증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지난해 안정됐던 고무와 원재료 가격, 물류비가 다시 상승하는 것은 불안 요인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하반기 성장세는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의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월 중순 천연고무 가격은 1t당 2072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 같은 기간 합성고무 가격은 1t당 1570달러로 5% 올랐다. 합성고무의 원재료인 부타디엔과 스타이렌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9% 상승했다.
운송 비용의 척도인 상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1월 중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9%, 전년 대비 117% 크게 뛰었다. 송 연구원은 전반적인 원재료비와 운송비가 모두 올라 2분기 이후 타이어 업체들의 투입원가도 더 들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고부가가치로 꼽히는 전기차용 타이어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 아직 3사 모두 전기차용 타이어 비중이 적어 타격은 크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 전략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전체 판매에서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 목표치를 20%로 설정했었으나 최근 전기차 시장의 흐름에 15%로 낮췄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올해 OE 타이어 판매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RE 타이어 수요가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류비와 원재료 가격이 이달부터 상승하고 있어 아직 직접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올해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