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직접 기후동행카드 구매해 지하철과 시내버스 탑승
"현금으로만 충전할 수 있어 불편하다는 의견 충분히 공감"
"경기도 등 인접 지자체와의 호환도 빠른시일 내 해결할 것"
서울 지하철 역사 내 무인충전기(실물카드)와 계좌이체(모바일카드) 등 현금으로만 충전이 가능했던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가 이르면 4월부터는 신용카드 충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후동행카드는 이달 27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서울시의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서비스로, 6만2000원에 30일간 서울시내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3000원을 추가하면 공공자전거 '따릉이'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9일 오전 중구 지하철 2호선 시청역을 찾아 직접 기후동행카드를 구매·충전하고 탑승하는 등 현장 점검에 나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오 시장은 "충전 과정에서 꼭 현금을 써야 하는 불편한 점에 대한 해결을 요청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서두르면 4월 정도부터 신용카드를 활용해서도 충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신용카드 후불제 시스템을 도입해서 점점 더 편리하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시청역 고객안전실을 찾아 직접 현금을 내고 기후동행카드를 샀다. 시민들이 기후동행카드를 많이 찾느냐는 오 시장의 질문에 역무원은 "시청역에서는 일 70여장 정도가 판매되고 있다"며 "출시 초반이라 인기가 많아서 오전에 준비된 물량이 다 소진되기도 한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카드 충전과 이용의 전 과정을 하나씩 따라가면서 시민의 눈높이에서 느껴지는 불편함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개선 구상을 밝혔다.
오 시장은 우선 승차권 충전기에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할 수 있는 6만5000원권을 선택해 충전했다.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해 시청역 개찰구를 통과한 오 시장은 2호선 홍대입구방면 순환열차에 탑승해 충정로역에서 하차했다. 오 시장은 지하철 하차 후 도보로 이동해 종근당 버스정류장에서 서울광장 정류장까지 472번 시내버스로 갈아탔다. 그 과정에서 버스 환승과 관련해 시민들과 소통하며 불편사항에 귀를 기울였다.
현재 기후동행카드 실물카드는 지하철 역사 내 승차권 충전기에서 현금으로만 충전할 수 있어 불편하다는 시민의 목소리가 있었다. 실제 이날 기후동행카드를 구입한 오 시장도 6만5000원을 충전하는 과정에서 단말기가 5만원권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오 시장은 "시범사업 기간이라 (결제 시스템을) 최대한 편리하게 준비 못했다.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경기도 등 타 시·도로의 확대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오 시장은 "아직 경기도와 호환이 완벽하지 않아 많은 시민들께서 그 점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고 계신다"면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경기도 지자체들과 협의해 한 분이라도 더 불편 없이 쓰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후동행카드는 23일 판매 첫날에만 6만장 이상 판매됐고 서비스 첫날인 27일에는 약 7만1000명이 이 카드를 사용해 22만건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큰 호응이 있었다.
기후동행카드는 심야버스를 포함한 서울시 면허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월 6만원대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카드로 27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는 판매 첫날인 23일부터 28일 오후 5시까지 총 20만752장(26∼28일 편의점 판매량 제외)이 팔렸다. 서비스 첫날인 27일부터 28일 오후 5시까지 기후동행카드로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한 건수는 총 34만건(버스 19만7000여건·지하철 14만9000여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