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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책임감’으로만 덮기 힘든, 최재림의 겹치기 출연 논란 [D:이슈]


입력 2024.02.16 08:25 수정 2024.02.16 08:2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많은 작품에 출연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영광스러운 일이며,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매 공연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공연하고 있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에 출연 중인 뮤지컬 배우 최재림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지난 14일 뮤지컬 배우 최재림은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프레스콜 현장에서 한 말이다. 최근 한 배우가 여러 작품에 동시에 출연하는 ‘겹치기 출연’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에 대한 답이었다.


최재림은 ‘레미제라블’(지난해 11월 30일~3월 10일)과 ‘오페라의 유령’ 대구 공연(지난해 12월 22일~2월 4일)에 동시에 출연했고, 현재는 2인극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에 지난 8일부터 합류했다. 지난 1월 한 달간 주말 중 하루는 대구에서, 다른 하루는 서울에서 공연하고 동시에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연습까지 참여하는 일정을 반복한 셈이다.


그러던 중 최근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에서 잇따라 최재림의 회차에 캐스팅 변경이 진행됐고, 팬들은 겹치기 출연이 배우의 컨디션 난조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레미제라블’은 지난달 30일과 2월 1일 낮 공연에서 최재림 대신 민우혁을 무대에 올렸고, ‘오페라의 유령’도 지난달 31일 공연에 김주택과 조승우가 최재림의 회차를 대신 했다.


제작사에선 최재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캐스팅 변경의 이유를 전했지만 팬들의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간 다수의 공연에서 반복적으로 음 이탈 실수로 논란이 됐던 터라 겹치기 출연이 공연에 영향을 줬다는 인식이 자리 잡힌 뒤였기 때문이다.


사실 겹치기 출연은 최재림 만의 문제는 아니다. 공연계에 멀티캐스트 시스템이 운영된 이후로 한 작품을 여러 명이 나눠 연기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출연하는 횟수는 그만큼 줄어들고, 그 빈 시간을 활용해 다른 작품에 동시에 출연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마이클 리는 2~3월 ‘노트르담 드 파리’와 ‘넥스트 투 노멀’에 동시에 출연하고, 이지혜도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몬테크리스토’와 ‘레베카’에, 박지연은 ‘일 테노레’와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신영숙은 ’레베카‘와 ’노트르담 드 파리‘에 함께 출연했거나, 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재림에게 논란의 포화가 쏟아진 건, 지난 몇 년간 쉼 없는 작품 활동을 이어오면서 성대를 많이 쓰는 배우의 특성상 수명이 짧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찌감치 나왔고, 실제로 최근 그의 목 상태가 예전만 못하다는 후기가 연이어 터지면서다. 월등한 노래 실력을 가진 배우로 평가되던 최재림에겐 매우 뼈 아픈 논란이다.


일각에서는 배우에게 너무 과한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뮤지컬 팬들의 입장은 다르다. 그도 그럴 것이 뮤지컬 티켓 가격은 VIP 기준 현재 최고가 19만원까지 책정되어 있다. 평균치로 봐도 약 17만원으로 매우 비싸다. 그렇지 않아도 라이브로 공연돼 변수가 많은 뮤지컬에서 배우의 겹치기 출연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는 공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공연 관계자들은 배우의 책임감에만 기댈 문제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한 공연 관계자는 “겹치기 출연으로 인해 공연의 품질에 영향이 생겼다면 그건 관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라이브 공연에선 ’실수가 묘미‘라는 말도 있지만 이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배우의 책임감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스타 배우를 캐스팅해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는 제작사의 수익구조도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을 부추기는 요소다. 안정적으로 스타를 발굴하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해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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