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글로벌 OTT 1위, 해외 버전 제작…‘K-막장’도 글로벌 인기 [D:방송 뷰]


입력 2024.02.18 11:17 수정 2024.02.18 11:17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내 남편과 결혼해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서 57개국 1위

일본판 제작 소식까지 이어져

TV를 시청하던 한 프랑스 시청자가, 친구의 남편을 유혹하고 그것도 모자라 그의 집안에서 가족들의 눈을 피해 뜨겁게 키스를 나누는 전개를 보며 “예스”를 외치며 열광했다. “잤니? 잤어!”라는 자극적인 대사까지 따라 해 폭소를 안기기도 했다.


이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프랑스 출신 안무가 카니가 키의 집을 방문해 굴깍두기와 김치만두를 만들며 ‘내 남자의 여자’를 시청하는 과정에서 포착된 장면이었다. 빠른 전개 속도에 눈을 떼지 못하며 깊게 몰입한 카니의 모습에 한국 시청자들도 크게 공감했고, 2007년 작품인 ‘내 남자의 여자’가 웨이브에서 역주행하는 흐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카니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이 ‘K-막장’에 이례적인 관심을 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을 받고 있는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대표적이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주인공 강지원(박민영 분)이 남편과 자신의 친구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들에게 살해까지 당한 뒤 인생 2회차를 시작하는 내용의 작품이다.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지원이 그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에서 쾌감을 선사하면서 “아침 드라마 같지만 보는 맛이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31일 기준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TV쇼 부문 글로벌 일간 순위 1위에 등극한 것이다. 일간 순위 1위에 오른 국가는 무려 57개국에 달하며 미국(2위), 프랑스(3위), 영국(4위)을 비롯한 서구권 국가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로맨스 드라마가 아님에도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으로, ‘K-막장’이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가 됐다.


앞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가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역주행한 바도 있다. 당시 웨이브에서도 이미 공개가 돼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북미, 홍콩, 마카오 등을 제외한 국가들에서만 서비스된 가운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TV쇼 부문에서 꾸준히 톱10 안에 이름을 올리며 인도네시아, 오만 등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큰 관심을 받았고, 이에 주인공 지현우에 대해 “강제 일본 진출을 하게 됐다”는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최근 일본판으로 제작이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일본 내 관심도가 높다는 것도 증명되고 있다.


박민영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종영 인터뷰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높은 순위가 특히 의미가 있다고 짚는 등 특히 한국적인 서사를 담은 막장 드라마의 인기가 더욱 의미 있다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 불륜 서사는 물론, 고부 갈등이 유발하는 분노 등 한국적인 정서가 내포된 만큼, K-막장의 인기를 한국적 서사를 향한 긍정적인 반응으로도 읽을 수 있다. 류 스타가 등장하는 말랑말랑한 로맨스 드라마, 또는 자극적인 장르물도 아닌 50부작이 넘는 주말 드라마까지 사랑을 받은 것이 더욱 특별하게 여겨진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막장 드라마도 젊은 층에게 호응을 받으며 지나치게 자극적인 전개로 피로도를 유발한 SBS 드라마 ‘7인의 탈출’처럼 이것이 지나친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할 필요도 있다. 최근 막장 드라마가 다시금 흥하면서, 안방극장에서 불륜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자극의 수위를 높이는 것이 아닌, 특유의 빠른 전개와 시원한 복수가 선사하는 쾌감 등 지금의 시청자들에게 통한 장점을 잘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