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도 의사 집단행동 비난…정부 “전공의 고충 이해하나 법대로”

‘빅5’ 전공의 사직서 제출 현실화

경실련, ‘진료거부’ 공정위 고발

정부 “정책초점, 국민 생명·건강”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예고했던 대로 19일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사직서를 무더기로 제출했다.

정부는 전공의 출근 거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우려와 유감을 표하면서도 진료유지명령을 내렸다.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시민단체까지 정부와 입장을 같이 하면서 의사단체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무상의료운동본부)는 공동성명을 통해 “의대증원 반대를 위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아무런 정당성도 없다”며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들은 집단 진료거부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의대증원 계획은 소규모 공공의과대학 설립안조차도 없이 2000명만 확대만 달랑 발표했을 뿐”이라며 “윤 정부의 의대증원이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비난받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를 반대한다는 의사들의 투쟁도 명분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며 “의사를 공공적으로 늘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의대증원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의사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의협은 이조차 부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이나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같은 비극조차 수가 인상에 이용하려는 냉혹한 시장주의자들”라며 “의협은 그저 수가만 높게 인상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얘기만 반복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의협이 협박하는 대상은 (정부가 아닌) 평범한 국민들”이라며 “의협의 집단 진료 중단은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집단 진료중단 행위를 ‘담합’으로 보고 집단 진료 거부에 동참하는 전공의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실련은 “사업자 지위를 가진 면허 소지자들이 집단행동을 할 경우 담합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며 “전공의들이 근무 중단을 하고 정부의 업무복귀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공정위에 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규탄하기 위해 ‘국민 촛불행동’ 등을 추진 중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76%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고 있다”며 “의대 증원을 무산시키려는 의사들의 집단 진료중단을 막고 진료를 정상화하기 위한 범국민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여러분의 숭고한 가치를 쉽게 내려놓지 말라고 당부하면서도 불법적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전공의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정부는 모든 정책의 초점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데 맞추고 있다. 불법적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