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산업, 농업에 새 기회
글로벌 푸드테크 성장세 ‘뚜렷’
차세대 먹거리…새로운 가치 창출
“미래 식품 산업 전문 인력 양성”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9년 2203억 달러(약 293조원)였던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은 2027년 3425억 달러(약 456조원) 규모로 성장한다. 미식 산업이 ‘식품공장’을 벗어나 로봇과 인공지능(AI), 바이오기술과 종횡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푸드테크는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식품산업에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기술(BT) 등을 접목해 전보다 발전한 형태의 산업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을 말한다. 용어 자체는 낯설지 않다. 우리 주위에서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푸드테크는 농산물 재배와 식재료 생산, 식품 제조·유통, 소비 등 순으로 주로 4단계로 나뉜다. 첨단 IT 기술로 농사를 짓는 스마트팜(지능형농장)과 동물을 도축하지 않고 실험실에서 얻을 수 있는 미래 고기 ‘배양육’ 등 대체 식품은 푸드테크계의 유망주다.
로봇이 자율주행으로 농사를 도맡는 등 미래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농업분야 민간씽크탱크인 GS&J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약 5542억달러, 국내는 약 1848억 달러다. 2017~2020년 30% 이상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푸드테크 시장이 커진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과거 대형 식품 제조사가 주도하던 시장 판도가 빅데이터 기술과 AI·로봇 등과 접목하며 소비자 중심 서비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푸드테크 산업이 미래 유망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농업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도 갈수록 두드러지는 성장세에 발맞춰 나서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 12월 ‘푸드테크 발전방안’을 마련해 지난해 푸드테크 기업 육성에만 576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정부 예산안에는 올해보다 63억원을 증액한 639억원을 반영했다.
또 올해부터 2026년까지 3개년간 한 곳당 105억원 규모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구축을 지원한다.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는 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설·장비를 갖추고 푸드테크 기업의 시제품 개발·기술 실증 등을 지원하는 종합시설을 말한다.
농식품부는 푸드테크 10대 핵심기술 분야 중 지방자치단체 수요조사와 업계 의견 수렴 결과 등을 바탕으로 식물성 대체식품, 식품 로봇, 식픔업사이클링 3개 분야 연구지원센터를 우선 구축하기로 했다.
2026년 연구지원센터 구축이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지역 대학·연구소 등을 통해 센터를 이용하는 기업의 기술 애로를 교육과 컨설팅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는 17억원 규모로 해외 공동 연구도 지원한다.
아울러 지난해 푸드테크 분야 창업기업(7년 미만)에 집중 투자하는 ‘푸드테크펀드’를 100억원 규모로 최초 결성했다. 안정적인 농업 정착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민간자본을 농식품 분야로 끌어당길 수 있도록 제도 정비 등 정책적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모태펀드 확대와 투자방식 다변화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푸드테크 융합인재도 양성한다. 주요 대학에 푸드테크 융합인재 양성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푸드테크 계약학과도 현 8개교에서 2027년 12개교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계약학과는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기업 맞춤형 학과로 서울대, 고려대(세종), 한양대, 경희대, 전남대, 전북대, 전주대, 포항공대 등이 석사과정으로 운영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푸드테크 산업 성장은 우리 농업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며 “모두가 농업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정부도 정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틀만에 ‘투플’ 소고기·로봇이 농사도 ‘척척’…쑥쑥 크는 푸드테크 시장 [푸드테크 전성시대②]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