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건설 수주 ‘400억 달러’ 달성 목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개…중동·베트남 사업 확대 기대
“리스크 크지만…장기 수익성 확보 위한 씨앗 뿌려야”
기존의 도급공사 위주에서 벗어나 투자개발형(PPP) 사업으로 해외건설 영토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스마트시티 수출 등 도시개발 사업 중심의 수주를 통해 해외건설의 질적인 성장을 꾀할 때라는 주장이 나온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은 400억 달러로, 정부는 도시개발사업 중심으로 해외건설 패러다임 전환을 부지런히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단장인 수주지원단이 향한 곳은 바로 이라크였다.
이라크에서는 한화 건설부문이 우리나라 면적 18.3㎢ 규모에 10만가구를 짓는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만 101억 달러(약 13조4600억원)에 달하는데, 2012년 착공해 2022년 미수금 발생으로 사업이 중단됐다가 지난해 12월 일부(2억300만 달러·약 300억원)가 지급되면서 사업이 다시 시작됐다.
정부는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개를 계기로 향후 현지에서 진행될 15개 후속 신도시 사업에도 국내 기업의 참여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이라크뿐 아니라 올해 쿠웨이트 압둘라 스마트시티,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등 사업 확대도 기대된다.
다만 건설업계에서는 해외 도시개발사업 추진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경우 아직 5000억원 규모의 미수금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이라크 내전과 정권 교체, 코로나19 발생 등으로 미수금이 발생했다.
건설업계 햐 관계자는 “해외건설 사업 확대가 쉬운 상황은 아니다”며 “특히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현지에서 법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아 사업 착수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급형 사업의 경우 저가 수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위한 해외건설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해 해외수주액을 분석한 결과 개발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4.4% 수준에 불과했다. 장기적인 전망을 고려해 지금부터 부지런히 도시개발형 사업 성과를 위한 씨앗을 뿌려놔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당 국가의 정치적인 상황 등으로 사업을 수주하고서도 정상적인 추진이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적지 않지만 정부에서도 의지를 드러내는 만큼 건설사들이 진출에 대한 기대를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투자개발형 사업은 부지 매입부터 인허가 등 여러 단계가 있다 보니 수주부터 시공까지 이어지는 시간이 다소 길다. 도급형 사업보다도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더 크다”면서도 “다만 최근 사우디의 네옴시티나 인도네시아의 신수도 사업처럼 투자개발형 사업이 나오면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수주해 올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은 아니지만 향후 5~10년 동안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장기적으로도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며 “최근 현대건설의 불가리아 원전 수주도 그렇고 시공사들이 예전부터 공을 들였던 사업들이 조금씩 진행돼 최근 실적을 거두는 단계까지 오고 있다 보니 도급 사업 성과 등을 고려해 400억 달러 달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