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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 번호판 시행 두 달... “고가 법인차 진짜 줄었네”


입력 2024.03.06 12:20 수정 2024.03.06 12:2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국내 수입차 법인 판매 전년 대비 31% ↓

"연두색 번호판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

법인 구매 많은 고가 브랜드 판매량도 줄어

ⓒ연합뉴스

고가 법인 승용차 사적 이용 방지를 위해 올 초부터 시행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효과를 내고 있다. 수입차 법인 구매가 30% 이상 줄면서다. 지난해 말 시행 전만 하더라도 실효성과 관련한 우려가 줄을 이었지만, 구매자들 사이에서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6일 발표한 2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법인 구매는 5665대로 전체 1만6237대 중 34.9%를 차지했다. 지난해 2월 8219대 대비 31.07% 줄어든 수치다.


통상 연초에 차량 프로모션이 적다는 점, 반도체 수급난 이후 이례적으로 몰린 대기물량에 지난해 판매량이 유독 높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지난달 수입차 법인판매 수치는 크게 낮다. 최근 4년간 2월 수입차 법인 판매량을 보면, 2021년엔 8064대, 2022년 7947대로 6000대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수입차 법인 구매가 올해 돌연 크게 줄어든 바탕에는 올 초부터 시행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제도는 공공·민간 법인이 신규·변경 등록하는 8000만원 이상 업무용 승용차에 대해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하는 것으로, 고가의 수입 차량을 법인으로 구매하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올 1월부터 도입됐다.


물론 수입 법인 구매 차량 중 8000만원 이하의 차량이 대다수인 만큼 모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것은 아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판매된 수입차 법인 구매 차량 4876대 중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한 승용차는 총 1661대로 집계됐다. 8000만원 이상 수입차 중 법인차 판매량은 연간 6만대 내외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연두색 번호판이 '고가 수입차를 법인 구매해 사적 이용하는 차량'으로 간주될 수 있어 어느정도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8000만원 이상 차량을 판매하는 럭셔리 수입 브랜드의 올해 1~2월 판매대수도 작년과 비교해 감소했다. 법인 구매가 많은 포르쉐 브랜드는 지난해 1~2월 1849대에서 1505대로 18.6% 줄었고, 랜드로버도 같은기간 979대에서 615대로 37.1% 줄었다.


초고가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람보르기니는 작년 1~2월 46대에서 올해 같은기간 11대로 76.0% 줄었고, 벤틀리도 133대에서 올해 24대로 81.9%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후문도 나온다. 연두색 번호판을 회피하기위해 할인을 통해 8000만원 이하로 구매가격을 떨어뜨리는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어서다. 기존 8100만원의 차량에 300만원을 할인해 7800만원에 구매하면 하얀색 번호판을 부착할 수 있다.


다만, 아직 해당 제도가 시행된지 2달밖에 되지 않은 데다 꼼수 판매가 늘고 있단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효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연두색 번호판을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연두색 번호판이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아 길거리에 많이 보이지 않고, 연두색 번호판이 달린 차량을 봐도 어떤 이유에서 부착하고 있는 것인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수입 고가 차량 법인 판매가 줄어드는 효과를 지속하려면 제도 허점을 막고 사회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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