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강자 유한부터 ADC 레고켐까지
의료 AI 기업 루닛도 바이오마커 소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다음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2024, AACR 2024)’에서 항암 신약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속속 공개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전통제약사인 유한양행부터 유망 바이오 기업인 지놈앤컴퍼니,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루닛 등에 이르기까지 10여개 기업이 AACR 2024 현장에 참석한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술대회로 꼽히는 큰 무대다. 특히 AACR에서는 임상 2,3상 등 후기 임상보다는 비임상, 전임상 등 초기 연구 결과에 대한 ‘최초’ 발표가 주를 이뤄 초기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 있는 바이오텍도 대거 참여한다.
우선 유한양행은 이번 AACR 2024에서 면역항암제 YH32367과 YH41723의 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 최초 공개되는 YH41723은 유한양행과 이뮨온시아가 공동개발 중인 PD-L1, TIGIT 2중 타겟 면역항암제다. 이번 학회에서는 인간 PD-L1 발현 암세포를 이식한 마우스 효력평가에서의 이중항체를 구성하는 각 단일 모항체 병용 대비 우수한 항암 효력 결과를 포함한 세부적인 비임상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PD-L1과 TIGIT 단일항체의 병용 임상이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검증된 타겟에 대한 이중항체로서의 우수한 차별성을 확보했다”며 “기존 면역관문억제제들의 낮은 치료 효과를 개선하는 한편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놈앤컴퍼니도 신규 타겟 면역항암제 GENA-104의 전임상 결과 4건을 포스터 발표한다. 이번에 채택된 ‘GENA-104’ 전임상 결과 내용은 ▲인공지능(AI) 기반 면역조직화학염색(IHC) 분석을 통한 18개 암종에서 CNTN4 발현율 탐색 및 PD-L1 발현과의 연관성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투여 받은 위암 환자에서의 CNTN4 발현 심층분석 ▲CNTN4 결합 파트너인 신규타깃 APP의 T세포 내 발현 메커니즘 및 기존 면역항암제 비반응 환자에서의 발현분석 결과 ▲ADC 신규타깃으로서 CNTN4의 가능성 확인이다.
차미영 지놈앤컴퍼니 신약연구소장은 “이번 AACR에서 신규타깃 CNTN4에 대한 심층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GNOCLETM 플랫폼을 통한 신규타깃 발굴 경험과 항체 연구개발 역량이 풍부한 만큼 향후 전임상 단계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모달리티로 주목 받는 항체-약물 접합체(ADC)에 대한 연구 결과 발표도 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이중항체 기반 ADC의 전임상 결과를 최초 공개한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이번 AACR 2024에서 발표하는 연구결과 3개 가운데 CD20×CD22 표적 이중항체ADC ‘LCB36’은 이제껏 개발된 사례가 없는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약물)’ 후보물질이다. 회사는 이번 학회에서 쥐와 영장류에서 얻은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세부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의료 AI 기업인 루닛은 암 치료 분야에서 AI 기술의 역할을 입증하는 7편의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이번 학회에서 루닛은 ▲다양한 암종에서 ERBB2 변이가 HER2, IHC(면역조직화학염색) 발현에 미치는 영향 분석 ▲18가지 암종에 AI를 활용해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항원인 CNTN4(Contactin-4) 발현 및 PD-L1과의 연관성 평가 ▲위암에서 CNTN4 발현과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반응성 사이의 연관성 평가 등의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학회에서는 루닛 스코프의 더욱 고도화된 기술과 이를 통한 임상 연구의 진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첨단 AI 기술이 암 치료 결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지속해서 검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AACR은 다른 암 학회와 달리 초기 단계의 연구 결과에 대한 최초 발표가 주를 이루는 자리”라며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글로벌 빅파마에 대한 기술수출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