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적의 전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이 회사의 인공지능(AI) 관련 영업비밀을 중국 기업에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미·중 간 AI 기술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술 유출도 더욱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6일(현지시간) 구글의 AI 기술 관련 영업비밀을 중국 회사로 유출한 혐의로 전 구글 엔지니어 딩린웨이(38)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유죄가 확정되면 딩은 최대 10년의 징역과 100만 달러(약 13억 3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구글이 앞서 지난해 말 딩의 의심스러운 행적을 발견했고, 사임 전날인 올해 1월 4일 노트북을 압수하면서 이런 사실이 밝혀졌다. 신고를 받은 미 연방수사국(FBI)은 1월 6일 그의 자택을 수색해 전자기기 등 추가 증거를 압수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2019년 구글에 고용된 딩은 곧 구글의 슈퍼컴퓨팅 데이터센터들에 대한 기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 2022년 5월부터 수백개의 파일을 개인 구글 클라우드 계정에 올렸다. 이 중에는 머신러닝을 통해 거대 AI 모델을 훈련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하드웨어 인프라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기술을 빼돌리기 시작한 뒤 몇주 뒤 딩은 중국에 있는 한 기술 업체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와 매달 1만 4800달러의 급여와 연간 보너스, 이 회사의 주식을 제안받았다. 그는 중국에 가서 이 업체의 투자자 회의에 참석해 투자금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는 별개로 직접 중국 기반의 스타트업을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그러나 구글에는 이를 알리지 않았다. 그는 현재 영업비밀 유출을 비롯한 4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피고인은 비밀리에 중국 회사 두곳을 위해 일하며 구글에서 AI 기술 관련 영업비밀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며 "미국에서 개발된 민감한 기술이 이를 가져서는 안 되는 자들의 손에 떨어지지 않도록 맹렬히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