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억 달러 지원 약속…3300만 달러는 즉시 지급"
무장 갱단에 사퇴 압력을 받던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끝내 사임했다.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중남미 국가 협의체인 카리브공동체(카리콤)은 11일(현지시간) 자메이카에서 긴급회의를 마친 뒤 앙리 총리가 결국 사퇴할 뜻을 밝혔다고 밝혔다. 카리콤 의장국 가이아나의 이르판 알리 대통령은 “우리는 임시위원회 구성과 임시총리 지명에 따라 앙리 총리의 사의를 받아들인다”며 “아이티를 위해 헌신해온 앙리 총리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이티 정부의 권력은 ‘과도위원회’로 이양될 예정이다. 과도위원회에는 민간 및 시민사회 대표와 종교지도자 등 선임위원 7명과 2명의 참관인이 참여한다. 카리콤은 “평화로운 권력이양, 통치의 연속성, 단기적인 안보를 위한 행동 계획,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로 가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티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무장 괴한들의 암살된 뒤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져있었다. 과도정부의 수반 역할을 맡은 앙리 총리는 국가안보를 바로 세우기 위해 다국적군 파견 등을 국제 사회에 요청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빈곤과 자연재해 등 악재가 이어지며 사회가 더욱 혼란해졌다.
안보 공백이 생긴 사이 아이티의 무장갱단연합 ‘G9’은 영향력을 급격히 키웠다. 정부와 협상을 진행할 정도의 힘을 갖게 된 G9은 국가안보를 강화하려는 앙리 총리에 사퇴를 요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6일 국립 교도소를 습격해 4000여명의 재소자를 탈옥시켰다.
당시 경찰 병력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케냐에 방문 중이던 앙리 총리는 그대로 발이 묶여 귀국하지 못한 채 현재까지 푸에르토리코에 머물고 있다. 그는 이날 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화상으로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회의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아이티의 치안 회복을 도울 다국적 안보지원단 활동에 기존 2억 달러(약 2618억원)에 1억 달러 추가 지원을 약속했고, 아이티 국민을 위한 3300만 달러 상당의 인도적 지원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