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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兆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선점하려면…“규제과학 선도 우선돼야”


입력 2024.03.13 18:32 수정 2024.03.13 18:32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한국규제과학센터 제1회 미디어 포럼 개최

김강립 전 식약처장 “제대로 된 발전 위한 투자해야”

에임메드·웰트 ‘예측 가능’ 규제 마련 입 모아

(왼쪽부터)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특임교수), 임진환 에임메드 대표, 강성지 웰트 대표. ⓒ데일리안 김성아 기자


“기업의 이익을 위해 규제를 느슨하게 하는 것만이 능사 아냐. 세밀하고 국제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규제지만 산업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규제는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의 핵심적 역할을 할 것”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1회 규제과학 미디어포럼’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규제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규제과학센터가 마련한 이날 포럼에서는 바이오헬스 산업 가운데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에 있어 규제과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 처장은 미래 헬스케어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단순히 연구개발(R&D), 인재 양성 등에만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닌 규제과학 분야에도 같은 수준의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에는 디지털 치료기기(DTx)와 같이 이전에는 본 적 없었던, 규제당국이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 수준으로는 합리적 판단이 어려운 제품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며 “헬스케어는 규제당국을 거치지 않고서는 시장에 진출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만약 규제당국의 수준이 산업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산업 발전에 저해가 되는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약처 재직 당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규제 심사 당국 재정과 규모에 대해 비교해봤는데 항암제 심사 수수료는 국내가 FDA 대비 350분의 1, 심사 인력 역시 35분의 1 수준이었다”며 “이 정도의 물리적 차이가 있다면 고품질의 심사 서비스가 제공되기엔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계 역시 규제과학 발전의 속도와 산업 발전의 속도 사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진환 에임메드 대표는 “특히 인공지능(AI)이 접목된 분야는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속도가 너무 빨라 기업조차 트렌드를 뒤쫓아가는게 힘들다”며 “식약처 등 국내 규제당국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해 많은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규제당국의 시간과 기업의 시간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성지 웰트 대표 역시 “DTx는 기존 의약품과 달리 출시 이후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속해서 진화한다”며 “이러한 진화 속도를 분기에 한 번씩 열리는 위원회에 맞춰서 진행하라고 했을 때 이런 부분이 유연한 다른 국가와의 발전 속도 차이가 얼마나 벌어질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규제과학의 예측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강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으로 이뤄진 규제당국의 심사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기업이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제시한 기술이 사람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의해 성패가 갈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인간지능이 인간지능을 심사했다면 AI로 이뤄진 기술은 AI로 심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규제 심사 과정에서 AI 위원을 활용해 객관적인 중심을 잡는 역할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제안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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