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광복회 찾아가 맨바닥에 큰절 사죄
"조선보다 일제강점기가 살기 좋았을 것"
이종찬 회장 '7년 전 생각 그대로냐' 묻자
조수연 "절대 그렇지 않다…땅 치고 후회"
조수연 국민의힘 대전 서갑 후보가 과거 마치 일제시대를 옹호하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는 글을 게시했던 것과 관련해, 본인 뿐만 아니라 배우자까지 함께 광복회로 찾아가 이종찬 광복회장 앞에서 맨바닥에 '큰절'을 올리며 사죄했다.
앞서 검사 출신인 조 후보는 국민의힘 대전 서갑 후보로 공천된 직후, 지난 2017년 페이스북에서 "백성들은 진실로 대한제국의 망국을 슬퍼했을까.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고 썼던 사실이 새삼 재조명되며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해 광복회는 '일본 극우세력의 망언에 가깝다'며 조 후보를 규탄한 바 있다.
조 후보는 15일 오후 배우자와 함께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을 방문하고, 이 회장에게 과거 발언을 사과하며 큰절했다.
이날 조 후보는 "사려 깊지 못한 글로 심려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순국선열의 위대한 헌신에 깊이 동감하고 그렇게 행동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한말 삼정의 문란에 따른 어려움을 강조하다 보니 글이 엇나갔다"며 "일제가 힘만 가지고 당시 힘없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사실상 침략해 합병한 것은 대단히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이 회장은 "우리의 독립은 선열들의 피나는 투쟁으로 쟁취한 것인데, 조 후보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린 후보로서 지지할 수 없다"며 "실수라고 사과하고 넘어가자는 것이 아니다. 7년 전 생각이 지금도 그대로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 후보는 "하늘에 맹세하건대 절대 그렇지 않다"며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했는지 모른다. 다시는 이런 일로 심려를 끼치지 않겠다"고 답했다.
논란이 된 조 후보의 게시글 세부 내용은 "조선 망국의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일본 욕을 하지만, 당시는 제국주의 시대였고, 일본은 고양이, 조선은 생선이었다" "생선이 된 스스로를 반성해야지 그것을 먹은 고양이를 탓한다고 위안이 되겠나" "이완용 등 친일파가 없었으면 대한제국이 망하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 "조선 망국의 제1 책임은 누가 뭐라도 군주인 고종" "조선은 오래 전부터 국가 기능이 마비된 식물 나라" 등이다.
광복회에서 자신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서자, 조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도 "절대 일제강점기나 친일파를 미화할 생각은 없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는 사과문을 게시한 바 있다.
조 후보는 "광복회의 호된 나무람을 겸허히 수용하며 깊이 반성한다"며 "7년 전 야인 시절의 표현의 미숙함을 혜량해 주시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면담을 마치고 조 후보에게 광복회에서 낸 '대한민국의 정체성' 책자를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