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부진한 성과…라인업 확장 카드 꺼내
톱스타 광고‧소비자 접점 강화 등 노력 지속
오비맥주가 맥주 브랜드 ‘한맥’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카스에 이어 두 번째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톱스타 모델 광고에 이어 올해는 라인업 확장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모습이다.
오비맥주에 이달 중 생맥주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生)’을 출시한다. 2021년 출시한 신제품 ‘한맥’의 생맥주 버전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 한맥 생맥주는 특수하게 제작된 ‘스페셜 마이크로 크림 탭’을 적용해 한층 더 부드러워진 거품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부드러운 맥주, 거품을 추구하고 있는 한맥이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새롭게 업그레이드 했다”며 “한맥의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맥은 오비맥주가 2021년 2월 장고 끝에 내놓은 신제품이다. 한국 맥주역사 100년을 맞아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라거를 만들자는 ‘대한민국 대표 라거 프로젝트’로 탄생한 브랜드기도 하다. 우리 쌀을 활용해 한국 음식과의 조화가 좋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한맥과 올 뉴 카스의 투톱 체제는 ‘카스’라는 주전 공격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한맥이 나오자 시장에서는 카스의 안정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테라에 정면 대응하기 위한 제품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녹색병 돌풍을 일으킨 테라에 맞서 한맥 역시 녹색병으로 응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시 당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대로 된 홍보 활동을 펼치지 못 했다. 초기 인지도 확산에 제동이 걸리면서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투 제품 콘셉트로 초기 브랜드 차별화 노력이 부족했다는 뼈아픈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한맥’은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상위 10위에도 랭크돼 있지 않다. 하이트진로 ‘테라’, 하이트진로 ‘켈리’, 롯데주류 ‘클라우드’ 보다 판매량이 낮다. 오비맥주 ‘버드와이저’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한맥의 변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3월 말 한맥을 리뉴얼 출시하더니, 지난 7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력해 한맥 팝업스토어를 여는 한편 야외 영업현장에서 한맥 홍보 활동도 강화했다. 이어 8월에는 여성모델인 수지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한맥의 이러한 변화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광고 모델을 가수 겸 배우 수지로 새로 발탁한 점은 눈에 띄는 변화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통상 소주 모델은 여성이, 맥주 모델은 남성이 맡는다는 통념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동안 오비맥주는 시즌별로 홍보 테마에 맞게 모델을 기용해 왔지만, ‘원톱 메인’ 모델은 쓰지 않는 추세였다. 코로나19로 골목 상권이 어려울 때는 외식 사업가 백종원을, 투명한 유리병을 도입할 때는 솔직함이 매력인 배우 윤여정을 카스 모델로 기용했다.
또한 지난해 가을에는 가상옥외광고(FOOH)로 화제를 모았다. 거대한 오리 모양의 맥주 거품이 맥주 캔을 등에 업고 석촌호수 위를 떠다니거나, 광고판에서 맥주 거품이 흘러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거품을 중심으로 한 이색적인 브랜드 경험을 전달했다.
체험 요소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한맥 거품도원(桃源)’ 팝업스토어는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부드러운 거품을 몽환적으로 연출한 구름 포토존, 한맥 생맥주 체험존 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준비해 다양한 재미를 선사했다.
올해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한맥 띄우기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할 예정이다. 생맥주 취급 업소 역시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전국구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해 기존 생맥주 맛을 업그레이드해 출시한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生’ 생맥주를 앞세워 소비자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생맥주를 전용잔에 따른 후 밀도 높은 거품이 풍부하게 차 오르는 음용법 ‘100초 환상거품 리추얼’도 함께 강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