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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 부는 오컬트 붐…'파묘' 엮기 마케팅 경쟁도 [D:영화 뷰]


입력 2024.03.23 11:48 수정 2024.03.23 11:5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장재현 감독 영화 ‘파묘’의 흥행이 오컬트 장르를 향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봉 30일째인 현재 969만 9897명의 관객을 모으며, 천만 돌파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을 해외로까지 이어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도 역대 한국 영화 개봉작 흥행 1위에 올랐다.


'파묘'의 신드롬적인 인기는 그동안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오컬트 장르의 대중화로 연결됐다. 오컬트 장르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악령, 영혼과의 교신, 점, 사후세계, 마술, 텔레파시, 미래 예지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영화 장르로 한국에서의 흥행이 쉽지 않다.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 '사바하', 나홍진 감독의 '곡성', 김홍선 감독의 '변신' 등으로 손에 꼽는다. '파묘' 이전에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기록한 687만 명의 가장 많은 기록이다.


우연일지 몰라도, 올해 봄 극장가에는 ‘파묘’이 후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이 차례로 대기 중이다. 이 때문에 ‘파묘’의 후광 효과를 가져갈 수 있을지도 극장가 재미 요소로 떠올랐다.


가장 먼저 관객들과 만난 영화는 20일 개봉한 ‘나이트 스윔’이다. ‘호러 명가’로 불리는 블룸 하우스가 '쏘우', '인시디어스' 시리즈', '컨저링' 시리즈를 연출하고 '애나벨', '더 넌'을 각본 및 제작에 참여한 제임스 완 감독과 공동으로 만들었다.


이 작품은 수영장에 혼자 남겨진 순간 시작되는 숨 막히게 조여오는 공포를 다루며, 정체 모를 존재와 물에 대한 공포를 깊게 파고든다.


28일에는 김지운 감독의 '뒤주'가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영조가 사도세자를 가둬 죽였을 때 쓰인 '뒤주'가 몽골에서는 유목민들의 이동형 감옥으로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지운 감독이 뒤주 안에 서린 원혼에 카메라를 가져갔다. 여기에 기본적인 욕망까지 거세될 수밖에 없는 뒤주의 저주로 인해 욕망에 사로잡힌 이들의 이야기로 스토리를 완성했다.


4월에는 김윤혜 주연의 '씬'이 개봉한다. 촬영을 위해 시골 폐교를 찾은 이들에게 찾아오는 미스터리한 공포를 담은 오컬트 영화다.


또한 오컬트 영화의 바이블로 불리는 '오멘'의 프리퀄 '오멘: 저주의 시작'도 베일을 벗는다. '오멘'은 ‘666’을 몸에 새기고 태어난 데미안과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들을 다루며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오멘: 저주의 시작'은 데미안의 탄생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며 ‘666’ 세계관을 더욱 확장한다는 의도다.


개봉 대기 외에도 오컬트 장르 제작 소식도 들려왔다. 송혜교 전여빈의 '검은 수녀들'은 2015년 개봉 당시 관객 500만 명을 돌파한 장재현 감독의 영화 '검은 사제들'의 속편이자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오컬트물로 권혁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송혜교 전여빈 외에도 이진욱, 허준호, 문우진 등이 캐스팅 됐다.


김재중도 오컬트 호러물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신사'는 일본의 폐신사로 답사를 갔던 대학생 3명이 사라지고 박수무당과 그의 대학 동기가 그들을 둘러싼 악귀의 정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로, 김재중이 박수무당으로 출연한다.


흥미로운 것은 ‘파묘’가 오컬트 장르를 마니아 영역에서 대중적 영역으로 넓히는 상황을 본 후속 오컬트 장르 영화들은 ‘파묘’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를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뒤주'는 "한국적이어서 더 무섭다!, '파묘'부터 드라마 '악귀' 그리고 '뒤주'까지", '나이트 스윔'은 "'나이트 스윔'의 '절대 혼자 수영하지 말 것', '파묘'의 '절대 파지 말 것'" 등의 보도자료 문구로 시선을 끌었다. 이는 '파묘'의 인기에 힘입어 관심을 얻을 순 있지만, 영화적으로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실망감은 더욱 배가 돼 돌아올 수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파묘'는 오컬트 장르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역사나 풍수, 무속 등 국내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또 극장에서 흥행하는 장르가 블록버스터, 액션, 스릴러 등으로 한정돼 있던 것에 관객들이 오컬트 장르에서 신선함을 느낀 것 같다. '파묘'가 가져온 현상이 반갑지만, 모든 오컬트 장르가 이 수혜를 입기는 힘들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건 관객들을 설득할 수 있는 완성도"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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