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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의 루틴, 완전범죄 꿈꿨나…"토치 구비하고 온 몸 제모에 탈색까지"


입력 2024.03.22 08:51 수정 2024.03.22 08:53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오재원 지인 "권유받아 필로폰 투약…12차례 오재원과 함께 투약"

"사우나서 몸 수분 빼고 탈색 반복…자동차 트렁크 항상 토치 구비"

"지난해 9월 자수 결심…오재원에게도 자수 권유했으나 거절 당해"

전 야구 국가대표 오재원.ⓒ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출신 선수 오재원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통화 녹취 등 증거와 함께 제기됐다.


22일 디스패치에 따르면 5~6년 전 우연히 오재원과 인연을 맺었다는 A씨는 "그를 위해 수면제를 대리 처방 받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이후 연락을 끊었으나, 2022년 11월 오재원과 다시 만났다고 한다.


A씨는 당시 R호텔에서 오재원의 권유로 주사기를 이용해 필로폰을 투약했으며, 그 이후에도 12차례 오재원과 함께 필로폰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에 대해 "오재원이 느닷없이 필로폰을 하자며 주사기를 꺼내더라.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결국 응했다. 그게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매체는 "오재원이 헬스장이나 사우나를 찾아 몸의 수분을 뺐고, 제모, 모발의 단백질 케라틴을 없애기 위한 머리 탈색도 반복했다"며 "자동차 트렁크에는 항상 토치를 구비해뒀다"고 보도했다. "몸에 남은 마약 복용 흔적을 지우고, 투약시 사용한 주사기, 솜 등의 물적 증거까지 없애는 오재원만의 루틴이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하지만 완전범죄를 꿈꿨던 그는 뜻밖의 곳에서 덜미를 잡혔다. 작년 4월 지인의 집 앞 소화전에서였다. 디스패치는 "오재원은 필로폰과 주사기를 넣은 안경통을 아파트 소화전에 숨겼다. 오재원의 실책이었다"며 "각 층을 돌며 소화 점검을 하던 경비원이 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경비원은 즉시 신고했고, 경찰은 이를 증거품으로 확보했다고 한다.


경찰은 오재원의 마약 제보를 받고 올해 초부터 그를 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환할 명분이 없었던 경찰은 최근 A씨의 폭행신고를 계기로 오재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소화전에서 발견된 주사기와 오재원의 DNA를 비교 분석해 두 개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디스패치는 전했다.


A씨는 앞서 지난 9일 자수를 결심하고 오재원에게도 이를 권했지만 그는 거절했다고 한다. 디스패치는 지난 18일 이뤄진 A씨와 오재원의 전화통화 녹취도 공개했다. 이 통화에는 "증거가 어딨어. 너랑 나랑 한 주사기는 내가 태웠고, 네 머리에서 안 나오고 내 머리에서 안 나오는데 무슨 증거가 있냐고", "우리가 옛날처럼 주구장창 한 게 아니라 단 며칠, 그것도 조금씩 하루에, 이틀에 한 번 그렇게 했잖아. 안 나온다고 그정도면", "내가 하는 영상 안 보냈지?" 등 발언이 담겼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오재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오재원은 지난 10일 함께 있던 여성의 신고로 한 차례 마약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당시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자 경찰은 오재원을 귀가시켰다.


이후 경찰은 오재원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9일 신병을 확보했다. 오재원은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모발 등에 대한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는 다음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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